‘백업가드’ 리빙스턴의 인간승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7일 05시 45분


부상, 방출 등 아픈 과거를 딛고 일어선 골든스테이트의 백업 가드 숀 리빙스턴(오른쪽)이 2015~2016시즌 NBA 챔피언 결정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부상, 방출 등 아픈 과거를 딛고 일어선 골든스테이트의 백업 가드 숀 리빙스턴(오른쪽)이 2015~2016시즌 NBA 챔피언 결정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골든스테이트 챔피언전 2연승 주역
부상·4번 방출·하부리그 딛고 재기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전 세계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각광받는 팀 이다. 2015∼2016시즌 정규리그에서 73승(9패)을 거두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 골든스테이트는 6일(한국시간) 홈구장 오라클 아레나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7전4승제) 2차전에서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110-77로 대파했다. 2연승을 거둔 골든스테이트는 2시즌 연속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잘 나가는’ 팀답게 이야깃거리도 많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골든스테이트의 백업가드 숀 리빙스턴(31)의 스토리에 주목했다. 리빙스턴은 3일 벌어진 1차전에서 20점·4리바운드·3어시스트의 맹활약으로 주포 스티븐 커리(11점)의 부진을 상쇄했다.

201cm의 장신 포인트가드 리빙스턴은 2004년 데뷔 때만 해도 ‘제2의 페니 하더웨이’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2007년 2월 27일 샬럿 밥캐츠(현 호네츠)와의 경기에서 레이업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입었다. 왼쪽 다리가 부러지고, 양쪽 무릎 십자인대가 연쇄 파열되는 중상이었다. 수술 후 농구공을 다시 잡기까지 1년6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리빙스턴은 재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4∼2015시즌 골든스테이트로 이적해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까지 4번의 방출을 경험했고, 하부리그인 D리그로 떨어지는 설움도 맛봤다. 이런 리빙스턴의 이야기는 큰 부상을 당한 선수와 팬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4월 보트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친 한 워리어스 팬은 리빙스턴의 트위터에 ‘당신의 재기가 나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에 리빙스턴은 “약해지지 말라. 자신을 믿어라. 어려운 이야기를 나에게 해줘서 고맙다. 당신이 다시 최고의 상태로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골든스테이트 스티브 커 감독은 무리가 가지 않도록 리빙스턴의 출전시간을 경기당 25분 내외로 제한하고 있다. 리빙스턴 역시 지속적으로 재활을 하고 있다. ESPN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인생의 좌절을 맛본 순간에 내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이 의지를 다지고 시련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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