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수상하다. 4연패에 빠지며 5위까지 떨어졌다. 단기 성적만이 문제가 아니다. 지난달 17∼19일 문학 롯데전(2승1패) 이후 벌써 5연속 위닝시리즈 실패다. 5팀을 만나기 전 순위는 3위였다. 최근 경기력은 더 처참하다. 3연패를 끊자마자 다시 4연패다.
올 시즌 SK는 ‘방망이의 팀’이다. 공격이 되지 않으면, 성적이 날 수 없다. 그러나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야구의 속설처럼 타자들이 집단 슬럼프에 빠지면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중심을 잡아줘야 할 마운드까지 흔들리며 ‘총체적 난국’을 맞이했다.
연패 기간 제 몫을 해준 선발투수는 외국인투수 메릴 켈리뿐이다. 켈리는 1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나머지 경기는 모두 패배였다. 연패를 끊어야 할 에이스 김광현은 5월31일 대전 한화전과 5일 잠실 두산전 모두 6이닝 4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크리스 세든은 5월29일 문학 삼성전(1.1이닝 8실점)과 4일 잠실 두산전(3이닝 7실점) 모두 대량실점하며 조기강판됐다.
SK 전력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공격력 역시 형편없다. 팀 타율 최하위(0.270)를 시작으로, 출루율(0.337)과 타점(236개), 득점(250개), 2루타(71개), 3루타(3개) 등 대부분의 공격지표가 꼴찌다. 팀 홈런 2위(61개)로 버티는 실정이다. 실제로 SK는 홈런 외에 별다른 득점 루트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다. 타점 236개 중 무려 102개가 홈런에 의한 타점이다. 43.2%에 해당한다. 최근 3년 기록만 봐도 비정상적이다. 2014년 28.7%(696개 중 200개), 지난해 38.7% (656개 중 254개)와 달리 홈런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
정확성은 바닥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김성현(0.344)과 정의윤(0.329)을 제외하면 3할 타자가 없다. 또 0.259로 최하위인 득점권 타율은 리그 평균(0.288)보다 3푼 가까이 낮다.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도 불러들이는데 애를 먹고 있다.
더 기분 나쁜 건 실책 44개로 한화와 함께 최다 공동 1위라는 점이다. 초반 안정됐던 수비력이 최근 무너졌다. 시즌 전부터 김용희 감독이 강조했던 내부경쟁이 희미해지면서 선수들의 긴장감은 더욱 떨어진 듯하다. 대체할 선수가 마땅치 않으니 무기력한 타격과 수비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수를 믿어야할 투수들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투타 엇박자가 심해질수록, 팀 분위기는 망가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