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보다 값진 김태균의 가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6월 7일 05시 45분


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한화 김태균. 스포츠동아DB
최근 10경기 타율 0.529·16타점…득점권타율 0.636

지난달 15일 광주 KIA전 직후 한화 김태균(34·사진)의 시즌 타율은 0.268까지 떨어졌다. 타격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졌다. 지난달 24일까지 단 하나뿐이던 홈런도 문제였다. 일본프로야구(지바롯데)를 거쳐 한화로 유턴한 2012시즌부터 매년 “홈런이 없다”는 비난에 시달렸는데, 팀의 부진과 맞물리니 그 강도가 더욱 세졌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4년 84억원) 후 첫 시즌 부진에 빠진 김태균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간과했다. 김태균의 진짜 가치는 홈런 수에 드러나지 않는다. 4번타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점을 올려 팀 승리를 돕는 역할이 중요하다. 김태균은 KBO리그 유턴 첫해(2012년)부터 꾸준히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4번타자의 자격은 이미 오래 전에 갖췄다. 시원한 홈런포를 매일 가동한다면 더할 나위 없지만, 홈런 외에도 팀 승리를 돕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2012시즌부터 5일(대구 삼성전)까지 총 531경기에서 김태균이 거둔 성적을 살펴봤다. 득점권에서 타율 0.346(534타수185안타), 22홈런, 282타점을 기록했고,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도 타율은 같았다(0.346·1157타수303안타·35홈런·323타점). 해결사 본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특히 최근 10경기 성적을 보면 김태균이 왜 무서운 타자인지 알 수 있다. 이 기간에 홈런이 2개뿐이지만, 타율 0.529(34타수18안타), 16타점을 기록하며 완전히 살아났다. 시즌 타율도 어느새 0.330(188타수62안타)이다. 더 놀라운 건 이 기간에 김태균이 보여준 해결사 본능인데, 득점권타율이 무려 0.636(11타수 7안타·12타점)에 달한다. 단순히 누상에 주자를 두고도 17타수 11안타(타율 0.647·16타점·출루율 0.769)를 기록했다. 특히 2아웃 이후 14타수 11안타(타율 0.786), 13타점을 기록한 건 최근 3번으로 타순을 옮긴 것과 별개로 김태균의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김태균은 여전히 리그 최고의 해결사다.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 김태균의 가치를 홈런 수로만 판단해선 안 되는 이유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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