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김병현에 이어…오승환, ML 올스타전 출전 가능성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8일 16시 58분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34)이 박찬호와 김병현에 이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세 번째 한국 선수가 될 수 있을까. 다음 달 13일 열리는 2016 시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팬 투표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한국 선수는 텍사스의 추신수(34), 피츠버그의 강정호(29), 미네소타의 박병호(30)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8일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순위권에 포함되지는 못해 출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따라서 ‘더 파이널 보스’ 오승환이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투수는 투표가 아닌 감독과 선수 추천으로 선발된다. 박찬호(2001년 LA 다저스)와 김병현(2002년 애리조나)은 모두 감독 추천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2005년 다저스 소속이었던 최희섭은 본 경기가 아닌 홈런더비에만 나섰다.

올 시즌 보여준 오승환의 기량은 올스타전에 참가하기 충분하다는 평가다. 8일까지 29경기에서 30과 3분의2이닝을 소화한 오승환은 평균자책점 1.76에 탈삼진 42개를 기록하고 있다. 내셔널리그(NL) 전체 구원투수 중 탈삼진이 가장 많고 출전 이닝은 여덟 번째로 많다. 소속팀에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는 점도 강점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마무리 트레버 로즌솔 등 투수 3명을 올스타전에 출전시킬 정도로 마운드가 강한 팀이다.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신인이라는 점도 오승환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올스타전 NL팀의 감독은 지난 시즌 NL 챔피언인 뉴욕 메츠의 테리 콜린스 감독이 맡는다. 콜린스 감독은 2007년과 2008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의 감독을 맡았고,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중국대표팀을 이끄는 등 아시아 야구에 정통한 지도자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콜린스 감독과) 오승환의 일본 무대 활동 시기가 겹치진 않지만 충분히 좋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렇다고 낙관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에 비해 불펜투수는 올스타전 투수 선발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2002년 김병현의 홍보담당 에이전트였던 대니얼김 KBSN 해설위원은 “세이브가 아무래도 더 눈길을 끄는 기록이다 보니 오승환 같은 중간계투 투수는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단별 최소 1명씩은 올스타전에 참가해야 한다는 원칙이 오승환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2일 발표한 내셔널리그 올스타 중간투표 현황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의 주전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총 51만7825표로 포수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샌프란시스코 버스터 포지(43만9239표)와는 7만8000여 표 차이다. 전체 승률 1위(0.702) 시카고 컵스의 선수들이 팬 투표 상위권을 대거 차지하면서 남은 자리를 둘러싼 NL 구단들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과 구단별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올스타 투표는 다음달 1일 오후 12시59분까지 이어진다. 24시간 동안 최대 5회 투표 가능하며, 최대 35회까지 투표할 수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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