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영원히 잠들다…“어두운 밤 밝힌 어마어마한 번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2일 16시 54분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난 전설의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가 11일 고향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케이브힐 공동묘지에 안치된 가운데 운구에 나섰던 미국 인기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12일 알리를 떠나보낸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윌 스미스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년 묘소를 찾아 알리와 함께한 추억을 털어놓을 것”이라고 애틋한 정을 나타냈다.

안치 첫날 36만 평에 이르는 공동묘지에서 채 5평이 되지 않는 알리 묘소에 많은 팬들이 발걸음을 했다. 독일 보훔에 거주하는 한 팬은 루이빌까지 날아와 묘소에 모형 글러브를 올렸다. 한 이란 출신 팬은 묘에 장미꽃을 뿌렸다.

알리와 각별한 사이였던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은 루이빌의 ‘KFC 염! 센터’에서 열린 공개 추도식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그는 인생에서 다양한 선택을 했고 그것이 오늘 우리가 이곳에 모이도록 만들었다”라고 명복을 빌었다.

큰 딸 마리아의 고교 졸업식이 겹쳐 추도식에 참석하지 못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선임 고문인 발레리 재릿을 통해 “알리 덕택에 나도 언젠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용기를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알리와 40년 넘게 교류한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털은 “알리는 미국의 가장 어두운 밤에 주변의 것을 볼 수 있도록 한 어마어마한 번개였다”며 그를 추억했다.

고인이 살던 작은 분홍색 집과 복싱을 배운 체육관 등을 거치는 노제(路祭)에는 현지 경찰 추산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스미스와 함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과 레녹스 루이스도 알리의 관을 영구차까지 운구했다. 프로복서 에반더 홀리필드도 “하늘에서 항상 후배들을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라며 알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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