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와 러시아의 일부 축구팬들이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패싸움을 벌였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정정당당히 기량을 겨뤘지만, 삐뚤어진 ‘팬심’은 결국 폭력사태를 빚었다.
잉글랜드와 러시아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대회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1-1 무승부.
경기 전부터 사흘 연속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양국 팬들은 경기 후 또다시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했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상당수 러시아 팬들이 잉글랜드 응원단 쪽으로 난입해 난동을 부렸다. 물건을 집어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고, 깜짝 놀라 도망치는 잉글랜드 팬을 뒤쫓기도 했다. 관중석에 걸려있던 잉글랜드 국기를 빼앗은 러시아 팬들도 있었다. 대기 중이던 안전요원들이 긴급 투입돼 사태 진정에 나섰고, 잉글랜드 팬들이 먼저 경기장을 떠나고 난 뒤에야 러시아 팬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등 강제 조치가 취해졌다. 마르세유에선 양 팀의 경기 전 사흘 연속으로 무력충돌이 일어났고, 경찰이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쏴 진압하기도 했다. 다행히 경기가 시작되자 폭력사태는 진정되는 듯했으나, 경기 종료와 함께 재발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조만간 양국 팬들 사이의 폭력사태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특히 다수의 러시아 팬들이 경기장에서 폭력적 분위기를 주도한 만큼, 잉글랜드보다는 러시아에 더 무거운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