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프랑스(TDF) 하면 알프스 산맥이 떠오르듯 투르 드 코리아(TDK)를 상징하는 구간이 있어야 한다.”
본보 사이클 해설위원인 김성주 전 대한자전거연맹 사무국장(63·사진)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대한지적공사(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창단 감독 등을 지냈고, TDF를 알기 위해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온 사이클 전문가다. 1구간부터 마지막 8구간까지를 현장에서 지켜본 그는 “TDK가 아시아 최고의 대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코스 선정부터 ‘철학’이 있어야 한다. 전체 코스는 매번 달라지더라도 바뀌지 않는 대표 코스가 있다면 그곳이 ‘한국 사이클의 성지’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이 코스를 주말에 배치한다면 관광 명소도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 동일한 코스가 있다는 것은 ‘순위 경쟁’인 도로 사이클에서 ‘기록 경쟁’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누구누구가 우승했다’를 넘어 ‘이 코스 최고 기록이 드디어 깨졌다’는 보도가 나온다면 팬들의 더 큰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지리산 또는 설악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산에 결승점을 만들면 클라이머도 구간 우승을 하는 등 대회가 훨씬 풍성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도로 사이클 대회를 개최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은 교통 통제에 따른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다. 김 위원은 이에 대해서도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코스 가운데 간선도로가 많은데 지선도로 비중을 늘리면 통제 부담은 덜하고 코스는 더 다양해지기 때문에 선수들도 좋아할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는 전날 자전거를 타고 골인 지점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까지 들어와 하루를 묵었지만 이 경우 번잡한 잠실 인근의 교통 통제를 두 번 해야 한다. 전날 서울 외곽에서 레이스를 마치고 선수들이 다음 구간까지 자동차로 이동한다면 한 번만 통제하면 된다.”
김 위원은 10회째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 전 구간 롱텀에볼루션(LTE)망을 통한 생중계가 도입된 것을 고무적인 현상으로 반겼다. 그는 “초창기와 비교해 TDK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30년 동안 동아사이클을 주최했던 동아일보와 손잡은 올해 대회를 계기로 아시아 최고의 대회로 발전하기 바란다. 한국 사이클의 발전이 TDK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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