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연소 메이저 3연승을 노렸던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9)의 꿈이 깨졌다. 리디아 고 보다 140일 늦게 태어난 만 18세 소녀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새로운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13일 미국 시애틀 인근의 사할리CC(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LPGA)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헨더슨은 최종 합계 6언더파 278타로 리디아 고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이겼다.
헨더슨은 LPGA투어의 연령 제한에 묶여 정식 회원이 되기 이전인 지난해 8월 포틀랜드오픈 우승 후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 그것도 대회 최연소(18세 9개월) 챔피언이다. 전체 메이저 대회로는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리디아 고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세계 랭킹 4위 헨더슨은 박인비를 밀어내고 2위까지 점프했다.
세계 1위 리디아 고는 17번 홀에서 1m도 안되는 짧은 버디 퍼팅을 놓쳐 우승 기회를 날린 뒤 메이저 대회 사상 첫 10대들 만의 연장전에서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얼굴 화장 번질까봐 울지 않겠다. 상대가 나보다 잘 쳐서 졌을 뿐이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 건 골프와 투어를 위해 좋은 일이다”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선두 리디아 고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헨더슨에게는 행운이 쏟아진 하루였다. 11번 홀 그린 프린지에서 홀까지 29m를 남기고 퍼터로 굴린 공이 이글로 연결됐고, 17번 홀에서는 10m 버디 퍼팅을 넣었다. 또 18번 홀에서는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들어갔으나 나무 사이 공간이 있어 레이업을 한 뒤 파를 지켰다. 연장전에서 리디아 고는 6m 버디 퍼팅을 놓친 반면 티샷을 리디아 고보다 20야드 더 보낸 헨더슨은 세컨드샷을 홀 옆 90cm에 붙여 버디를 낚았다.
키가 162cm로 작은 편인 헨더슨은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미국골프협회의 최대 허용치인 48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하고 있다. 올 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67야드(10위)다. 리디아 고는 247야드(118위). 마지막 날 코스 전장을 짧게 세팅하고 그린도 부드러워져 장타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됐다. 어렸을 때 아이스하키 골키퍼를 했던 헨더슨은 친언니 브라타니가 캐디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5월에 3승을 거둔 애리야 쭈나누깐(20·태국)은 1타차 3위로 마쳤다. 리디아 고, 헨더슨, 쭈나누깐 등 20세 이하 어린 선수들의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 선수들은 우승 갈증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미림, 박희영, 유소연은 공동 4위로 이번 대회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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