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군단’ 브라질이 ‘제2의 신의 손’으로 기억될 오심에 눈물을 흘리며 2016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브라질은 13일 미국 매사추세츠 주 폭스버러에서 열린 페루와의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0-1로 졌다. 후반 30분 페루의 라울 루이디아스는 동료가 올려준 볼을 달려들며 골문 안으로 밀어 넣은 뒤 환호했다. 그러나 브라질 선수들은 곧바로 주심에게 달려가 강력하게 항의했다. 루이디아스가 발이 아닌 팔로 볼을 밀어 넣었기 때문이다. 방송 중계 화면에도 루이디아스가 오른팔로 공을 치는 장면이 찍혔다.
하지만 약 4분간 경기를 중단한 채 무전기로 부심, 대기심 등과 핸드볼 반칙에 대해 상의한 주심은 루이디아스의 골을 인정했다. 당시 경기장 측면에 있던 부심은 핸드볼 반칙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손으로 골을 성공시켜 ‘신의 손’ 논란을 일으켰을 때와 달리 이날은 무전기를 통해 심판들이 의견을 교환했지만 오심을 막지 못했다.
야후스포츠는 “비디오 판독(리플레이)이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심이 무전기에만 의존한 끝에 잔혹한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루이디아스는 경기 후 “공은 내 허벅지를 맞고 들어갔는데 왜 오심 논란이 생겼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기기만 해도 8강에 오를 수 있었던 브라질은 경기 종료 때까지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동점골을 넣지는 못했다.
1985년 이후 31년 만에 페루에 진 브라질은 승점 4점으로 조 3위가 됐고, 페루는 승점 7점으로 1위에 오르며 에콰도르(2위·승점 5점)와 함께 8강에 올랐다. 브라질이 이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87년 이후 29년 만이다.
부진한 경기력으로 ‘삼바 리듬을 잃었다’는 비난에 시달려 온 카를루스 둥가 브라질 감독의 입지도 위태로워졌다.
핵심 공격수 네이마르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참가를 이유로 코파아메리카에 나서지 않은 브라질은 득점력 부족에 시달렸다. 브라질은 조별리그에서 2경기 무득점에 그쳤고, 약체 아이티를 상대로만 7골을 넣었다.
둥가 감독은 “무서운 것은 죽음뿐이며 경질은 두렵지 않다”면서도 “모든 팬이 브라질이 어떻게 탈락했는지를 봤다. 페루의 골은 오심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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