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러시아의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조별리그 B조 1차전 전후로 벌어진 폭력사태의 배후에는 ‘훈련된’ 러시아 훌리건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의 브리스 로뱅 검사는 14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12일 잉글랜드-러시아전이 열린 당시 마르세유에서 일어난 양국 팬들간의 폭력사태 뒤에는 ‘잘 훈련된’ 러시아 훌리건 집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로뱅 검사는 이어 “러시아 축구팬 150명의 실체는 훌리건이었다. 이들은 굉장히 빠르고, 폭력적 자세로 준비돼 있어 체포망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검거된 러시아인은 경기장에서 난동을 부린 2명뿐이었다.
폭력을 행사한 잉글랜드 팬 6명은 법원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이중 경찰에게 플라스틱 물병을 던진 5명은 각각 징역 1∼3개월, 싸움에 가담한 1명은 징역 2개월을 선고받았다. 아울러 이들 모두에게는 향후 2년간 프랑스 입국 금지령이 내려졌다. 이외에도 프랑스인 3명과 오스트리아인 1명이 재판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인 2명은 프랑스에서 추방됐다.
프랑스 정부는 유로2016을 개최하는 각 도시 경기장 근처 술집과 공공장소 등에서 주류 판매 금지를 권고했다. 팬들의 음주가 폭력을 심화시킨다는 판단에서다. 개최도시 중 한곳인 랑스는 폭력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일찌감치 주류 판매 금지령을 내렸다. 16일 랑스에서 열릴 잉글랜드-웨일스전을 전후로 하루 동안은 술을 판매할 수 없다. 영국 정부도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이 경기를 앞두고 경찰력을 지원하고 나섰다.
마르세유 폭력사태를 두고 유럽축구연맹(UEFA)은 “이러한 상황이 또 발생하면 잉글랜드와 러시아의 유로대회 출전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잉글랜드대표팀 로이 호지슨(69) 감독과 웨인 루니(31·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자국 팬들에게 “예의 있게 행동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