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32)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처음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는 트레이드마크였던 노란색 글러브 대신 검은색 글러브를 끼고 나왔다. 그만큼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이적 후 첫 등판부터 결과는 참혹했다.
노경은은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지난달 31일 고원준(26·두산)과의 1대1 맞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지 정확히 2주 만이었다. 전날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2군경기에 등판(1이닝 무실점)하며 최종점검을 마친 터라 실전 감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노)경은이가 연투 능력이 있으니 2이닝 정도는 맡길 생각이다. 상대타자를 보고 결정해야겠지만 너무 부담되는 상황은 피하려고 한다. 최소 3∼4점만 이기고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팀이 이기는 상황이든 지고 있는 상황이든 신경 쓰지 않고 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1군 등록 첫날부터 노경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롯데가 6-3으로 앞선 8회말 1사 1·3루.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롯데 벤치는 노경은이 깔끔하게 막아주길 바랐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다. 노경은은 김하성에게 1타점 2루타, 윤석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공 6개 만에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들렸다. 결국 대니 돈에게 우중간 3루타를 얻어맞고 역전을 허용한 뒤 이성민과 교체됐다. 승계주자 돈이 홈을 밟아 실점이 더 늘어났다.
이날 결과는 아웃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3안타 3실점 패전투수(3패). 그야말로 악몽의 롯데 데뷔전이었다. 노경은의 구위로 김하성∼윤석민∼돈의 넥센 중심타선을 이겨내긴 버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