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父 “박태환 희생양 삼아 도핑 중요성 강조, 도 지나쳐”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16일 14시 24분


사진=박태환/동아DB
사진=박태환/동아DB
대한체육회가 16일 수영선수 박태환(26)의 리우올림픽 출전 불가 원칙을 재확인한 가운데, 박태환 측이 “한 선수를 희생양으로 삼아 도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반발했다.

박태환 소속사 팀 GMP 대표이자 아버지인 박인호 씨, 친누나 박인미 씨,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 등은 이날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법무법인 광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오전 ‘도핑 위반 선수는 징계 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6항을 유지하겠다는 대한체육회의 결정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현재 호주에서 훈련 중인 박태환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한체육회의 결정을 오랫동안 기다렸다”고 말문을 연 박인호 대표는 “가장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특정 선수 때문에 규정을 바꾸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박태환이 도핑 때문에 징계를 받았다’라는 것 때문에 올림픽에 못 나간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애초에 포기했을 것이다. 수영연맹이 올림픽 출전 준비만 열심히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선발전 기준기록을 달성하면 조치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규정 변경은 있을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입장을 이해하고 도핑 중요성도 알고 있다. 그러나 국제규율에 맞는 징계를 받았고, 거기에 준해 선수를 사면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선수를 희생양으로 삼아 도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규정을 어겨서까지 국내 규정을 안 바꾸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광장 측 대표변호사도 “대한체육회의 현 판단에 이의를 제기한다”면서 “그동안 일부러 CAS(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 측에 중재 신청을 정지하고 대화로 풀려고 했다. 하지만 오늘 발표된 내용을 보면 지연만 되었지 구체적인 토론 등이 아닌 결정된 사항의 일방적 통보였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법률적 판단뿐”이라며 CAS 중재 절차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앞서 CAS는 16일 대한체육회의 최종결정이 내려지면 통보해달라고 요청해 중재 절차가 일시 중단됐었다.

광장 측은 “대한체육회에서 CAS가 내린 판정은 구속력이 없다고 오해하고 있다. CAS가 내리는 판정은 확정판정과 같다. 대법원에서도 확정판정과 같다고 인정하고 있다”면서 “(박태환이) 올림픽에 출전할 인권을 침해당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국내 규정으로 대회 출전이 힘들 때 선수가 승소한 사례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쑨양의 경우 이중처벌이 허용되지 않기에 출전이 가능했는데, 박태환은 이중처벌이 허용되면 스포츠의 페어플레이정신에 정면으로 모순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대한체육회 이사회는 올림픽파크텔 3층 회의실에서 열린 박태환 올림픽 출전 CAS 항소 건과 관련해 기존 규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한종희 이사는 “체육회는 오늘 이사회 결과를 바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통보하고 앞으로 중재절차가 시작되면 체육회는 이 절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태환은 지난 2014년 9월 3일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2016년 3월 2일까지 선수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자격정지 해제 뒤에도 박태환은 ‘도핑 위반 선수는 징계 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 제5조6항 때문에 2019년 3월 1일까지 국가 대표가 될 수 없다. 이에 박태환은 지난 4월 CAS에 항소했지만, CAS측에서 대한체육회의 최종 결정이 내려지면 통보해 달라고 요청해 중재 절차가 일시 중단됐다.

박태환은 4월 25~28일 ‘리우올림픽 경영국가대표 2차 선발대회’를 겸하는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서 자유형 1500·200·400·100m 4관왕을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