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할 승률’… 두산 꿈이 영근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8일 03시 00분


막강 선발진 앞세워 승률 0.714… 타석에선 김재환-박건우가 큰 몫
7할대는 1982년 OB, 1985년 삼성뿐… 13연승 NC와 3연전이 첫 고비될듯

김재환
올 시즌이 끝날 때도 ‘꿈의 7할’을 만날 수 있을까.

프로야구 선두 두산은 17일 현재 45승 18패 1무로 승률 0.714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삼성에 지기 전까지는 0.726이었다. 단일 시즌 역대 최고 승률은 1985년 삼성이 세운 0.706이다. 삼성을 제외하고 7할대 승률을 기록했던 팀은 1982년 OB(현 두산)뿐이다. 1988년까지만 해도 프로야구는 전·후기 리그로 나뉘어 진행됐고, 경기 수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그러나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7할대 승률은 실종됐다. 한 시즌 100경기를 넘게 치르는 일정상 특정 팀의 독주 체제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메이저리그 승률 선두인 시카고 컵스도 7할대 승률을 유지하다 최근 10경기에서 5승 5패를 기록하면서 승률이 0.688로 떨어졌다. 더구나 1∼5선발이 돌아가며 마운드에 오르는 현대 야구의 특성상 각 팀의 몇 번째 선발이 맞붙느냐에 따라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나오기 어렵다. 프로야구의 7할 승률이 그만큼 값진 이유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음에도 올 시즌 개막 전 중위권 전력으로 분류됐던 두산은 올 시즌 연패가 2차례(2연패, 4연패)에 불과할 정도로 꾸준히 승수를 쌓아가고 있다.

두산의 고공 질주 배경은 압도적인 선발 마운드다. 17일 현재 니퍼트와 보우덴이 다승 공동 선두(9승)에 올라 있고, 장원준도 이 부문 4위(8승)를 기록하고 있다. 45승 가운데 37승을 선발이 챙겼다. 4번 타순에서도 홈런 공동 선두(19개) 김재환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다. 16일 KIA를 상대로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박건우 역시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현수(볼티모어)의 빈자리를 느낄 수 없게 하고 있다. 두산이 현재 승률을 시즌 막판까지 유지하면 역대 최고 승률은 물론이고 전인미답의 100승 고지도 밟을 수 있다.

하지만 7할 승률-100승이 쉽지만은 않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7, 8월 선수단 전체의 체력이 버텨 줘야만 한다. 또 예고 없이 찾아오는 부상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최근 13연승으로 선두 추격에 불을 붙인 2위 NC와 28∼30일 치르는 안방 3연전이 두산의 독주에 첫 번째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야구#두산#김재환#박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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