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8)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니치레이 레이디스(총상금 8000만엔) 3연패를 달성하며 아빠와의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한국여자골프의 최다승이라는 새 기록을 썼다.
신지애는 19일 일본 치바현 소데가우라 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우승했다. 5월 호켄 마도구치 레이디스에 이어 시즌 2승째이자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신지애는 이번 우승으로 개인 통산 45승째를 따내며 고 구옥희(44승)를 넘어 한국여자골퍼 최다승 신기록을 새로 썼다.
2006년 데뷔한 신지애는 KLPGA 투어 20승, LPGA 11승, JLPGA 12승, 유럽과 여자아시안투어에서 1승씩을 거둬 통산 45승을 기록했다. 구옥희의 기록은 44승이다.
신지애는 한국여자골프의 기록이란 기록을 모조리 갈아 치운 기록제조기다. 2007년엔 한 해 10승을 기록하며 KLPGA 연간 최다승 기록을 세웠고, 한국선수 최초로 LPGA 투어 상금왕(2009년)과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2010년)에 올랐다. 데뷔 이후 3년 연속(2006∼2008년) 세운 상금왕 기록도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아버지의 생일날 새 기록을 달성해 의미를 더했다. 부친 신제섭 씨는 국내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바빠서 최근에는 딸의 경기를 보러 갈 시간도 없었다. 원래는 다음 주 응원을 떠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지애가 “이왕이면 생신날 오세요. 우승트로피를 선물로 드릴 게요”라고 해 일정을 일주일 앞당겼다.
일본에 머물고 있는 부친 신 씨는 “작년 11월 이후 약 6개월 만에 딸의 경기를 보러왔다. 생일 선물을 준다기에 왔는데 진짜로 우승트로피를 선물로 받았다”며 기뻐했다.
신지애는 “아버지의 생신날 우승해 더욱 기쁘다. 그리고 통산 최다승을 기록했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 ‘신지애’라는 이름으로 1승, 1승을 보태면서 일궈낸 기록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쌓은 기록을 넘어설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다”고 우승 소감을 대신했다.
아버지에게 우승트로피를 생일 선물로 안겨드린 신지애는 상금랭킹 1위(7545만5000엔)로 올라섰다. 우승상금 1440만엔을 추가해 이보미(28)를 2위로 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