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무실점투, 비운의 투수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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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원준-지크, 승리 조건 갖추고 강판… 구원진 난조로 승리 날아가고 팀 패배
마리몬-류제국, 맞대결서 둘다 ‘헛심’

올 시즌 KIA 양현종은 18일까지 평균자책점 3.66으로 호투했으나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우가 많아 ‘비운의 아이콘’이 됐다. 하지만 양현종은 이제껏 무실점한 경기에서만큼은 모두 승리를 챙겼다.

18일 현재까지 선발투수가 5회 이상 던지면서 자책점, 비자책점 관계없이 1점도 내주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온 건 총 57번이다. 이 중 약 93%(57번 중 53번)는 해당 팀의 승리로 이어졌다. 선발 투수로 무실점 투구를 하고도 팀이 패한 7%의 ‘불운 중의 불운’을 겪어야 했던 이들은 누구였을까.

○ 안 좋았던 기억은 롯데에 묻고…


첫 번째 주인공은 5월 31일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고원준이다. 롯데 시절 5선발 자원이었던 고원준은 4월 29일 NC전에서 5이닝 무실점 투구 후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시즌 첫 승을 기다렸다. 하지만 결과는 팀의 패배였다. 8회 NC의 테임즈가 2점 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어 박진형의 폭투로 역전을 허용한 뒤 9회에는 NC 이호준이 3점 홈런까지 터뜨렸다. 결국 고원준은 두산 유니폼으로 바꿔 입고 나선 첫 경기(SK전)에서 5이닝 1자책점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 어부지리?

kt 마리몬은 5월 19일 LG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교체됐다. 상대 선발 LG 류제국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렇다고 류제국이 이날의 승리투수가 된 건 아니었다. LG 타선은 9회에도 점수를 뽑지 못하며 0-0 접전을 이어갔다. 결국 LG 타선은 연장 10회 뒤늦게 4점을 뽑았다. 이날의 승리투수는 7이닝, 8이닝 무실점 투수를 제치고 2이닝 무실점한 LG의 신승현이 챙겼다.

○ 야속한 8회


LG 코프랜드는 7일 삼성전에서 1회부터 2점을 뽑아낸 타선의 지원을 받으며 6이닝 무실점한 뒤 내려왔지만 8회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7회까지 침묵하던 삼성 타선은 8회에만 8점을 뽑아냈다. 8회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플라이로 아웃됐던 이승엽은 타자 일순 후 다시 타석에 서 3점 홈런을 뽑았다.

KIA 지크도 8일 한화전에서 3점을 얻은 타선의 지원을 받고 5.2이닝 무실점 투구를 한 뒤 교체됐지만 팀이 8회 한화 정근우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으며 패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고원준#지크#투수#무실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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