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개최국 프랑스(FIFA랭킹 17위)는 20일 열린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스위스(15위)와 득점 없이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프랑스(승점 7)와 스위스(승점 5)는 조 1, 2위를 확정하며 16강에 나란히 올랐다.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관중의 눈길을 끄는 해프닝은 여러 번 있었다. 전반 8분쯤 프랑스 수비수가 스위스 아드미르 메흐메디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순간 유니폼 등 쪽이 쭉 찢어졌다. 전반 37분쯤에는 스위스 그라니트 샤카의 유니폼 왼쪽 옆구리 부위가 프랑스 선수에게 잡혀 크게 뜯겨 나갔다. 샤카는 심판에게 너덜너덜한 유니폼을 보여준 뒤 새 것으로 바꿔 입었지만 후반에도 다시 유니폼이 찢기는 불운을 당했다. 이날 스위스 유니폼 상의는 4벌이나 찢어졌다.
공도 터졌다. 후반 초반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과 공을 다투던 스위스의 발론 베라미가 밟은 공이 맥없이 쪼그라들었다. 경기는 한동안 중단됐다. 이날 스위스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은 푸마 제품이었고, 터진 공은 아디다스의 공인구 ‘부 쥬’(프랑스어로 아름다운 게임이라는 뜻)였다. 공교롭게도 푸마와 아디다스는 모두 독일의 글로벌 기업이다.
“축구란 22명의 선수가 공을 쫓다가 결국엔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설인 개리 리네커(56)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4강에서 서독에 진 뒤 남긴 말이다. ‘전차 군단’ 독일 축구의 위대함을 거론할 때 자주 인용되는 명언이다. 요즘 영국 BBC 방송에서 축구 해설을 하고 있는 리네커는 이날 경기 뒤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말을 남겼다.
“스위스의 푸마 유니폼은 종이처럼 찢어졌다. 아디다스 공은 터졌다. 독일의 효율성을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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