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부상 속 대표팀 뉴 에이스로 부상 넘치는 에너지…큰 대회에 강한 강심장 “간절한 올림픽 출전…메달 꼭 목에 건다”
“목표는 오로지 올림픽이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3·미래에셋)이 살아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이어클래식(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따내며 올림픽 대표팀 새 에이스로 부상했다.
김세영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의 블라이드필드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에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김세영은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고, 첫 번째 연장전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짜릿한 역전우승을 차지했다. 3월 파운더스컵에 이어 시즌 2승째. 우승상금은 30만 달러다.
답답했던 속을 뻥 뚫어준 시원한 우승이다. 8월 리우올림픽 개막을 두 달 남짓 앞두고 한국여자골퍼들은 분위기가 침체됐다. 에이스 박인비(28)가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5월 이후 우승 소식도 뚝 끊겼다. 한국선수의 우승은 5월4일 신지은(24)의 노스텍사스 슛아웃이 마지막이었다. 그 사이 3연속 우승한 태국의 아리야 쭈타누간, 브룩 핸더슨(캐나다·PGA 위민스 챔피언십 우승) 등이 상승세를 타면서 한국의 메달 획득 전망에도 이상기류가 흘렀다. 김세영의 우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박인비의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 가운데 새로운 에이스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어린시절 태권도를 배운 김세영은 언제나 에너지가 넘친다. 승부욕도 강해 유독 역전우승이 많다. 투어 통산 10승 중 7승을 역전으로 만들어냈다. LPGA 투어에서도 5승 중 3승을 역전승으로 장식하고 있다. 그래서 별명도 ‘역전의 여왕’이다. 승부사가 갖춰야 할 조건을 모두 가졌다.
큰 대회에서 유독 강한 모습과 기적을 자주 만들어내는 ‘김세영표 돌직구 골프’도 올림픽 메달 전망을 밝게 한다.
2013년 국내에서 활동한 김세영은 가장 큰 상금이 걸려 있던 한화금융클래식에서 기적 같은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강적 유소연을 꺾고 짜릿한 역전우승을 따냈다. 작년 LPGA 진출 이후에도 또 한번 기적을 일으켰다. 4월 롯데챔피언십에서 박인비와 연장전에 돌입한 김세영은 ‘샷이글’로 골프여제를 격침시켰다. 김세영은 아마추어 시절에도 한국여자아마추어선수권 등 굵직한 대회에서만 우승한 특별한 ‘기운’이 있다.
올림픽을 향한 뚜렷한 목표도 에이스로 손색없다. 김세영은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갖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국내에 머물 경우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본 그는 과감하게 LPGA 진출을 시도했다. 미국 진출 당시 세계랭킹 39위였다. 김세영은 이번 우승으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더 꼭 쥘 수 있게 됐다. 김세영의 부친 김정일 씨는 경기 뒤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오로지 올림픽을 목표로 미국에 왔다. 골프를 하면서 가장 큰 목표가 올림픽 출전이었다”면서 “올림픽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꼭 메달을 목에 걸고 오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