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김한솔 마루·도마종목 두각 각종 동작 고속촬영 후 정밀분석 선수와 즉각적 피드백…기량 업
2012런던올림픽에서 양학선(24·수원시청)은 신기술을 선보이며 한국기계체조 역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선 ‘노 골드’에 그쳤다. 기계체조에 출전한 총 7개국 중 6위라는 초라한 성적은 양학선에만 의존하는 한국기계체조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선전을 다짐하던 남자기계체조대표팀은 올 3월 양학선의 부상(아킬레스건 파열) 악재가 터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그래도 아직 리우올림픽까지는 시간이 좀 남아있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신예 선수가 있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급격한 기량향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바로 김한솔(20·한체대)이다. 김한솔은 지난해 11월 세계선수권대회 마루 종목 결승에서 6위에 오르며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특히 한국이 취약한 마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마루운동에서 최고 난도 기술인 공중 2회전 트리플 턴 동작을 시도하고 있어 남은 기간 완성도를 높인다면 0.2점(17.3점→17.5점) 상승으로 현 마루 종목 챔피언인 시라이 겐조(일본·17.6점)와 겨뤄볼 만하다는 것이다.
김한솔은 도마 종목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리우올림픽에 대비해 1080도(3바퀴)를 도는 최고 난도 6.4점의 ‘양학선’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기존에 구사하던 ‘여2’가 900도(도마 정면으로 손 짚고 2바퀴 반) 비틀기인 데에 비해 고난도 기술이다. 결승 1차 시기에서 ‘양학선’ 기술(6.4점), 2차 시기에서 ‘스카라 트리플(도마 측면으로 손 짚고 3바퀴 비틀기)’ 기술(6.0점)을 구사해 성공한다면 메달권 진입이 확실시된다.
김한솔은 체력적 측면에서 순간 파워와 탄력이 좋고, 근지구력도 우수한 편이다. 기술적 측면에선 마루운동에서의 기술 연결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차분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백전노장 유원철(32·경남체육회)의 존재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08베이징올림픽 평행봉 은메달리스트로 30대임에도 20대 못지않은 체력을 유지하고 있고, 풍부한 경험과 안정된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정상급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원철이 시행하는 평행봉 ‘더블 파이크트(double piked)’ 내리기 동작은 현행 채점규칙상 D난도로 규정돼 0.4점의 가치를 가지고 있어 세계적 선수들이 구사하는 기술이다. 메달 획득을 위해서는 착지 동작의 정확성을 높여 감점 폭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 내리기 동작의 난도 상승을 위해선 공중 회전량과 신체 자세의 변화를 꾀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수반된다. 따라서 내리기 동작 시 공중 회전운동에서 자세의 안정성과 웅대함을 가지고 완벽한 착지 동작을 만든다면, 심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며 좋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현재 기계체조대표팀은 리우에서 메달을 따내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지원팀은 종목별 주요 기술 동작을 관찰·분석·평가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계체조 기술을 육안으로 관찰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선수와 지도자의 경험에 의존해온 경향이 많았으나, KISS와의 협업을 통해 각종 동작을 고속으로 촬영해 정밀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또 촬영한 영상 정보 및 분석 결과를 실시간으로 선수에게 전달해 동작을 수정하고 교정함으로써 기술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고속 촬영을 통한 동작 분석 정보의 제공은 즉각적 피드백을 통해 잘못된 자세의 고착을 피하고, 동작의 실패 원인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선수들의 기량이 고도화되면서 작은 실수가 경기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KISS 지원팀은 대표팀 지도자와의 협업 시스템을 통해 더욱 정확하고 효율적인 현장밀착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리우올림픽의 금빛 희망을 현실화시키기를 기대해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KISS) 스포츠과학실 책임연구원 송주호 박사 스포츠동아·KISS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