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가 26일(한국시간) 리옹에서 벌어진 2016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6) 16강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에 1-2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홀로 2골을 책임져 홈팬들이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리즈만은 ‘맨 오브 더 매치(MOM)’로 선정됐고,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으로부터는 양 팀 통틀어 최고인 평점 9.11을 받았다.
아일랜드 마틴 오닐 감독은 경기 후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프랑스에 비해 휴식이 짧았던 부분을 언급했다. 프랑스는 아일랜드보다 일찍 조별리그를 마쳐 3일을 더 쉬었다. 오닐 감독은 “토너먼트이기에 어쩔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지만 굉장히 불공평하다”며 홈 어드밴티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아일랜드 공격수 쉐인 롱(사우스햄튼)은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프랑스는 강팀이다. 훌륭한 선수들을 보유했다. 우리도 최선을 다해 후회는 하지 않겠다. 더 오래 남았으면 좋았겠지만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하는 등 많은 추억을 안고 간다”며 눈물을 보였다.
오닐 감독은 대회 개막 후 최고의 팬들로 많은 언론에 소개된 아일랜드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는 “오늘 결과를 떠나서 우리 선수들은 자랑스러운 대회를 보냈고, 팬들이 있어 더욱 힘이 났다”고 말했다. 대회 초반 러시아와 잉글랜드 팬들은 난동으로 지탄을 산 반면 아일랜드 팬들은 가는 곳마다 팬존(유럽축구연맹에서 도시마다 마련한 대형 응원구역)이나 경기장에서 응원을 마친 뒤 쓰레기를 치우고, 술을 마신 뒤 술집의 마감을 돕는 등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들의 팬 문화는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현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던 아일랜드 팬들이 아기를 안은 프랑스 부부가 타자 자리를 양보하고 자장가를 불러주는 동영상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큰 화제를 낳기도 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팬들은 여전히 말썽을 일으키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26일에도 파리 중심의 팬존에서 술에 취한 취객들이 주정을 부리고 물병을 던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프랑스 경찰이 난동꾼들을 쫓아내는 모습이 보도됐고, ‘훌리건 이미지를 못 벗은 잉글랜드’라는 비난을 또 자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