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특선급에 올라가고 싶었는데 결국 해냈다. 결승전에서 초주선행이라 불리했다. 막판 직선주로에서 진로가 열리면서 최선을 다해 추입을 했는데 운이 좋게 우승하며 특별승급하게 돼 매우 기뻤다.”
3년 만에 특선급에 복귀한 정현호(33·14기)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로 그럴 것이 데뷔 초 우수급에서 시작해 이듬해부터 특선과 우수를 오갔지만 이후 우수급 붙박이였다. 그러다 특별승급으로 꿈이 그리던 특선급에 복귀했다.
삶이라는 게 내려가긴 쉬워도 다시 올라오긴 어려운 법. 6연속 입상해 극적으로 특선급에 올라왔으니 이젠 둥지를 틀어야 한다.
“이제는 특선급에 잔류하고 싶다. 상대 선수들로 하여금 인정을 받지 못해 자리싸움에서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강자들 상대로 선행은 입상하기 힘든 전략이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임하겠다. 상대 선수를 끌어낸 후 마크 전환 통해 입상권 노리겠다. 팀 훈련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 가운데 2년 전부터 해오던 와트바이크 훈련을 통해 대비하겠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주를 묻자 역시 특선급 특별승급의 마지막 경주인 19일 광명우수급 결승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랜만에 특선급에 진출할 수 있는 특별승급의 마지막 경주였다. 극적인 우승으로 인해 팀 동료였던 최대용 선수와 함께 특별승급이라 기쁨이 두 배였다. 현재 팀 분위기에 일조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정현호에게 자전거는 무엇일까. 거침없이 “나의 전부이자 인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학교 때 큰 키와 덩치가 커서 체육선생님의 추천으로 사이클부와 인연을 맺었다. 어렸을 때부터 사이클 명문인 가평중, 고교 선배들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서 곧바로 장래희망이 됐다.
어릴 때부터 경기에 나가서 그런지 그의 승부욕은 이미 벨로드롬에 소문나 있다. 때로는 지나칠 정도다.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그만의 훈련법이 있다. 와트바이크 훈련이다. 일주일에 3∼5회, 30초 동안 부하를 주면서 강도 높게 인터벌 임하고 있다. 다리 근력, 스타트, 종속 유지가 좋다고 했다.
훈련을 매일 할 수는 없을 터. 시간 날 땐 무엇을 하며 지낼까. “직업 때문인지 시간이 나면 도로차(로드바이크)를 타고 가평 대통령기 대회 코스를 라이딩한다. 주변 환경이 좋고 아름다운 커피숍이 많아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힐링하고 있다”
좋아하는 음식은 육식이다. 그 중 쇠고기, 장어 등 건강식품을 좋아한다. 여름철 보양식으로는 장어즙을 애용한다.
정현호는 어릴 때부터 ‘연애’를 했다. 중학교 1학년 때 한 여학생에게 푹 빠졌다. 첫 눈에 반에 데이트 신청을 했고 다행히 OK 사인을 받았다. 그때부터 그 여인만 보고 살았다. 교제이후 시합에 출전하면 그 여인은 전화를 통해 항상 응원했다. 중,고교 동창이자 아내인 김지현(33) 씨가 바고 그 여인이다. 결혼 이후 운동선수인 남편을 위해 보양식에 신경을 써주고 있으며 성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끔 배려하고 있다.
“특선급에 어렵게 올라온 만큼 하반기 열심히 해서 잔류할 것이다. 장기적으론 머리급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그 꿈이 오뉴월 땡볕에 자두가 익어가듯 탱글탱글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