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브랜드 나이키(NIke)의 후원을 받는 여자 테니스 선수들이 ‘윔블던 테니스(이하 윔블던)’ 에 맞춰 제공된 유니폼에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길이가 매우 짧고 나풀거리는 형태의 유니폼이 신체를 과하게 노출해 경기 집중을 방해한다는 것.
미국 뉴욕타임스는 나이키 후원을 받고 있는 윔블던 출전 여자 선수 대부분이 이번 대회 유니폼에 대해 “메이저 대회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놔 나이키가 수선 및 교체 조치에 나섰다고 2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스웨덴의 레베카 피터슨 선수는 이번 윔블던 유니폼에 대해 “서브를 할 때 옷이 자꾸 올라가 속살이 보였다. 보통 대회에서는 심플한 옷을 입는데 이 옷은 여기저기 팔랑거려 신경이 쓰였다”고 전했다.
그는 결국 긴팔 셔츠를 위에 걸치고 경기에 출전, 옷이 나풀거리는 것을 최소화 시키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체코의 루치에 흐라데츠카는 드레스 아래 레깅스를 받쳐 입고 코트에 나갔다.
흐라데츠카의 코치는 “연습 때 입던 옷 스타일과 많이 달라 걱정했다”며 “예선 경기 때 옷이 너무 펄럭여 두 손을 다 써야할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케이티 볼터도 헤어밴드로 유니폼 허리 라인을 벨트처럼 고정하고 경기에 나서는 웃지 못할 장면을 연출했다.
나이키에 따르면, 이번 윔블던 출전 여자 선수 약 20명에게 제공된 유니폼은 원피스 형태의 ‘나이키코트 프리미어 슬램 드레스(NikeCourt Premier Slam Dress)’였다. 밑단이 A라인처럼 퍼지고 앞뒤로 아코디언 주름 장식, 옆선에 슬릿(트임)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나이키는 예선전 시작부터 유니폼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본선 시작 전 여자 선수들에게 단체메일을 보냈다. “유니폼에 약간의 수선이 필요하니 유니폼을 갖고 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나이키는 유니폼의 슬릿 부분을 꿰매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선수들이 이 같은 원피스 형태가 아닌 상·하의로 분리된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로베르타 빈치(이탈리아)와 다리야 카사트키나(러시아), 사빈 리시츠키(독일)는 “원피스 형태가 너무 짧아 불편했다”,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함”이라며 아예 상·하의 형태 유니폼으로 교체해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이번 유니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선수도 있었다. 지난 2014년 윔블던 결승전 진출자였던 유지니 보차드(캐나다)는 “나는 이 유니폼이 아주 마음에 든다. 길이가 짧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고 평했다.
그는 논란이 된 나이키 ‘프리미어 슬램 드레스’ 광고에 등장한 인물로, 현재 나이키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가 이 옷을 입고 있는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1877년 창설돼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US오픈과 함께 4대 메이저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이 대회는 이전부터 상·하의와 신발까지 흰색을 착용해야 하는 까다로운 유니폼 규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4년부터는 선수들의 속옷 색깔도 흰색으로 입어야 한다는 규정이 추가되면서 속옷 검사를 진행, 일부 선수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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