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전 13점…3-2 승리 견인 한국, 日에 승수 앞서 2그룹 잔류 김남성 감독 “정지석, 최대 수확”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은 국제배구연맹(FIVB) 2016월드리그 세계남자배구대회를 3승6패(승점 8)로 마쳤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3주차에서 체코, 이집트, 네덜란드를 연파(3연승)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신예 정지석(22·대한항공)의 활약은 절망 속에서 건져 올린 한 줄기 빛이었다.
정지석에게 이번 대회는 성장의 밑거름이었다. 대회 1주차(일본 오사카)부터 주축 공격수로 활약하며 국제경쟁력을 키웠다. 1주차 핀란드전에서 문성민이 부상을 당했을 때 김남성 감독이 택한 대안도 정지석이었다. 3일 네덜란드전에서는 13점(공격성공률 50%)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2(25-16 22-25 21-25 25-21 18-16)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5세트 12-12에서 감각적인 밀어넣기로 득점해 분위기를 가져온 건 정지석의 배짱을 보여준 단면이다. 이날 한국에 또 다른 행운이 따랐다. 중국이 일본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 승수에서 일본(2승7패)을 앞서며 목표했던 2그룹 잔류를 확정했다. 월드리그 순위 산출 기준은 승수, 승점, 세트득실 순이다.
정지석은 대회 기간 내내 전·후위를 가리지 않는 공격과 서브, 리시브에서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한국배구의 미래를 짊어진 올라운드 플레이어임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 9경기에서 경기당 11.89득점(총 107점), 공격성공률 48.44%(192시도93성공)를 기록했다. 2일까지 리시브 정확도 65.12%를 기록하며 이 부문에서 2그룹 전체 5위에 올랐다.
한국 김남성 감독은 “정지석은 이번 대회의 최대 수확이다. 한국 남자배구도 비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고, 네덜란드 기도 베르뮬렌 감독도 “한국의 18번(정지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날개 공격수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정신력도 강하다”고 극찬했다.
정지석은 “내가 고등학교 때 보던 선배들과 함께한다는 자체로 영광이었다”며 “국제대회를 경험하고 소속팀에 돌아가면 큰 도움이 된다. 동료 형들과 세계적인 선수들 보면서 많이 배우고 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