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건영의 굿모닝 MLB] 6이닝 무실점…커쇼 빈자리 메운 노리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4일 05시 45분


LA 다저스 버드 노리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LA 다저스 버드 노리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애틀랜타 시절 커쇼와 대결로 눈길
커쇼 부상으로 다저스로 트레이드
콜로라도전 ‘2피안타’ 화려한 데뷔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인가보다. 최근 LA 다저스에 새로 가세한 버드 노리스는 약 한 달 전만 해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소속으로 클레이튼 커쇼와 선발 대결을 펼쳤던 투수다. 6월5일(한국시간) 올 시즌 6번째 선발등판이 다저스 원정경기였다. 노리스는 올 시즌에 앞서 1년 250만 달러의 조건으로 브레이브스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4월 한 달간 성적은 그야말로 악몽 그 자체였다. 1승4패에 방어율은 무려 8.74. 결국 5월부터 불펜으로 강등돼 와신상담하던 노리스에게 다시 임시 선발의 기회가 주어진 경기가 바로 커쇼와 맞대결이었던 것.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최선을 다하고도 커쇼의 벽을 넘지 못한 그에게 돌아온 것은 시즌 7번째 패배였다.

하지만 커쇼와 맞대결은 퇴물 투수로 여겨지던 그에게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호투를 인정받아 프레디 곤살레스 감독으로부터 다시 선발 기회를 부여 받은 노리스는 이후 4경기에서 모두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적으로도 6월에만 2승을 챙기며 월간 방어율을 2.08로 마감했다. 이 기간 우승 후보로 꼽히는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가 노리스의 호투에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최약체 브레이브스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때마침 에이스 커쇼가 허리 디스크 증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선발요원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다저스는 노리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리고 7월2일 노리스는 우여곡절 끝에 다저스의 일원으로 마운드에 섰다. 막강 타선의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6회까지 안타는 2개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그러면서 올 시즌 4승째를 따내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삼진을 무려 8개나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1개만을 허용한 노리스에게 다저스 팬들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커쇼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우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지만 불과 2년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15승(8패)을 따낸 우완 강속구 투수 노리스의 가세는 난파선 신세인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편, 같은 날 LA에서 동쪽으로 약 1시간 정도 떨어진 란초쿠카몽가에서는 류현진의 재활 등판 경기가 열렸다. 상위 싱글A 란초쿠카몽가 퀘이크스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은 6이닝 동안 84개의 공을 던지며 2실점을 기록했다. 가장 관심을 끈 직구 구속은 약 145km를 찍었다. 5회에는 상대 타자의 타구에 왼쪽 다리를 강타당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훌훌 털고 일어나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오랜 기다림 끝에 빅리그 복귀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4일 로키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우완투수 브랜든 매카시를 선발로 내세운다고 발표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아 재활에 매진했던 매카시가 1년 여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다.

5일부터 치르는 홈런 군단 오리올스와 3연전에는 19세의 영건 훌리오 우리아스를 선두로, 마에다 겐타와 노리스가 출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류현진은 8일 홈경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나설 공산이 매우 크다.

오랜 재활을 거친 류현진에게 파드리스는 복귀전 상대로 안성맞춤이다. 지금까지 파드리스전에 5차례 선발로 출격해 4승무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32.1이닝 동안 볼넷을 5개 허용한 사이 삼진을 32개나 잡아낸 류현진은 3점만을 허용해 방어율 0.84의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또한 홈구장 성적도 뛰어나다. 26경기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11승7패(방어율 2.93)를 마크했다.

다저스는 줄곧 6경기차를 유지하며 라이벌 샌프란시스코를 추격하고 있다.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어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시즌 내내 주축 선발 요원들이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커쇼를 비롯해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앞 다투어 복귀하게 되는 후반기에는 대반격을 노릴 수 있다. 커쇼-마에다-류현진-매카시-카즈미어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로버츠 감독이 꿈꾸던 환상적인 라인업이다. 여기에 노리스가 선발과 불펜을 모두 감당하는 스윙맨 역할을 하고, 좌완투수 알렉스 우드까지 가세하면 투수왕국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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