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첫 3연전을 맞은 사직구장은 얄궂은 장맛비로 연일 먹구름을 안고 있었다. 결국 1일부터 3일까지 예정된 kt와 롯데의 3연전은 장대비로 모두 취소됐다. 올 시즌 첫 3일 연속 우천취소다.
7월 첫날부터 조짐은 심상치 않았다. 오전부터 내린 비는 오후가 돼도 그칠 줄 몰랐고, 결국 오후 5시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다음날은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정오부터 내린 가랑비가 오후 4시경 장대비로 바뀌었고, 사직구장 양쪽 덕아웃은 이내 물바다로 변해버렸다. 이후 우천취소 결정이 내려지자마자 구장 관계자들이 양수기를 동원해 덕아웃에 찬 물을 빼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날마저 경기 2시간여를 앞두고 내린 비로 양 팀은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사직구장을 빠져나갔다.
3일 연속 우천취소에 양 팀은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kt 선수단은 야외훈련이 불가능하자 홈팀 덕아웃에 위치한 실내연습장에서 굳은 몸을 풀었다. 홈팀 롯데도 마찬가지. 그나마 3일 잠시 비가 그친 틈을 타 야수들이 야외 타격연습을 한 것이 3연전 중 유일한 정식훈련이었다. 양 팀 사령탑도 취소 결정에 바삐 움직였다. kt 조범현 감독은 1일과 2일 구장으로 오는 차 안에서 취소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렸고, 조원우 감독도 경기취소를 기대하며 경기 전 인터뷰를 짧게 마쳤다.
3경기 내리 선발투수로 예고된 롯데 박세웅은 경기 시작 2시간 전부터 하염없이 빗방울만 바라보며 싱숭생숭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등판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몸을 풀지 않은 상태라 조 감독은 그를 3일 연속 선발투수로 내정했지만, 결국 조 감독도 “박세웅은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게 될 것”이라며 순서 조정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