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은 다가올 신인 드래프트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있다. 2015∼2016시즌 성적에 따라 챔피언 결정전에 오른 오리온과 KCC를 제외한 나머지 8개 구단은 1순위 선발권을 거머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이번에는 신인 드래프트에 나올 선수들의 기량이 종전보다 뛰어나 주목도가 더 높다. 1순위를 놓치더라도 2순위 또는 3순위 선발권만 확보해도 리그를 대표할 선수로 성장할 만한 재목을 영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의 듀오 이종현(22)과 강상재(22), 연세대의 독보적 에이스 최준용(22)은 1∼3순위 선발을 예약해놓고 있다. 대학 최고의 센터 이종현은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병역의무도 해결한 장점까지 갖추고 있어 전체 1순위 선발이 유력하다. 장신 포워드로 내·외곽 플레이에 모두 능한 강상재,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올어라운드 플레이어로 주목받는 최준용이 2순위를 다툰다. 이들 외에도 가드 박지훈(21·중앙대), 천기범(22·연세대), 최성모(22·고려대)와 센터 김철욱(24·경희대), 박인태(21·연세대) 등도 프로 스카우트들로부터 관심을 사고 있는 선수들이다.
역대 프로농구에서 최고의 황금세대는 1984년생들이 주축을 이룬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들이다. 당시 연세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4총사 김태술(32), 양희종(32), 이광재(32), 이동준(36)이 모두 1라운드에 선발됐다. 건국대 정영삼(32), 경희대 신명호(32), 고려대 김영환(32), 중앙대 함지훈(32)도 1라운드에 뽑혔다. 이들은 프로에서도 각 팀의 주축선수로 자리 잡았다. 2라운드에 선발된 단국대 박구영(32), 3라운드에 지명 받은 중앙대 정병국(32)도 프로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들보다 세 살 많지만 뒤늦게 드래프트에 참가한 중앙대 박상오(35)는 프로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역대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사상 최고의 멤버들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구의 인기 하락과 저변 축소 등으로 프로농구에서 황금세대의 출현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웠다. 모처럼 대학 4학년에 대어급이 많은 것으로 평가받는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다시 한 번 남자프로농구의 황금세대가 탄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