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삼성, 구단역사상 ‘6위’가 마지노선이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5일 05시 45분


류중일 감독은 삼성 역사상 가장 많이 우승한 감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성 역사상 첫 번째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령탑이 됐다. 그래서 시즌 최종 순위가 위태롭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류중일 감독은 삼성 역사상 가장 많이 우승한 감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성 역사상 첫 번째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령탑이 됐다. 그래서 시즌 최종 순위가 위태롭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어느새 9위 추락…34년 만에 첫 ‘6위 마지노선’ 붕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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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국내 프로야구 34년 역사상 시즌 최종 순위에서 단 한번도 최하위를 기록한 적이 없다. 놀라운 건 역대 가장 낮은 순위가 6위 딱 한번 뿐이었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34년 동안 통합우승을 차지한 1985년을 포함해 단 6번을 제외하고는 매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삼성의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 횟수는 총 7회로 KIA(전신 해태 포함 총 10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 없이 정상에 오른 1985년을 포함하면 총 8회 챔피언이 됐다.

삼성은 1980년대 최고 강팀이었지만 우승 복이 없었고, 1990년대 침체기가 있었지만 2000년 이후 7회 우승한 강팀 중 강팀이다. 특히 34년 동안 가장 낮은 순위는 8개 구단 체제였던 1996년 6위였다. 올드팬들은 1990년대 중후반을 암흑기로 기억하지만 6위 1번, 5위 2번이 있었을 뿐이다. 1997∼1998년 다시 2년 연속 3위로 올라섰다. LG, 해태, 롯데 등의 침체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았다. 2009년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대기록이 중단됐지만 2010년 이후 5회 페넌트레이스 1위, 한국시리즈 우승 4회, 준우승 2회를 달성한 팀이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변했다. 류중일 감독은 연패를 당해도 불편한 감정을 쉽게 내색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긍정적인 성격이지만 최근 쓴 웃음이 부쩍 잦아졌다. 류 감독은 삼성 역사상 가장 많이 우승한 감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삼성 역사상 첫 번째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령탑이기도 하다. 마지노선인 6위가 무너질 수도 있는 벼랑 끝에 선 가장 큰 이유다.

삼성은 4일까지 31승 44패 승률 0.413으로 9위에 머물러 있다. 10위 한화와는 1게임차, 6위 LG와는 3게임차다. 연승 한번에 중위권 도약을 노릴 수도 있지만 연패 한번에 최하위로 떨어질 수 있는 갈림길이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8패다.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1군에서 사라진 상태며 구자욱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많다.

이순철 SBS해설위원은 “장기간 외국인 선수 3명 모두 1군에 없었다. 부상도 많다. 현장에서 어떤 대응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이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6년간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 5회, 2위 1회를 차지했다. 유망주 육성보다 즉시 전력 활용 비율이 높았다. 대체 전력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2년 전부터 성적은 좋았지만 “2군에 선수가 없다. 큰일이다”는 말을 자주 했다. 뉴욕 양키스, 요미우리 등 미국과 일본 강팀은 꾸준히 외부 FA시장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하며 공백을 메워왔지만 삼성은 2005년 이후로 외부 영입을 끊었다. 특히 삼성은 모그룹 전체의 변화 속에 장기적으로 구단 스스로 자립의 길을 찾아야 하는 상태다. 내년 FA시장 경쟁도 비관적이다. 이제 장기적인 시선으로 팀 전체를 바라봐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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