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은 팬들의 사인요청에 잘 응하는 스타일이다. 팀이 연패 중이거나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를 제외하고는 구장을 찾아주는 팬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그중에서도 어린이 팬들의 사인요청은 상황이 여의치 않아도 꼭 해주곤 한다.
이뿐만 아니다. 김 감독은 볼보이나 배트보이를 하는 지역 중학교 야구부 학생들에게 “야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느냐”, “무슨 포지션이냐” 등 먼저 말을 건다. “잘 먹고 잘 자야 키가 큰다”, “글러브를 잘 길들여야한다” 등의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나 역시 어렸을 때 김응용 (전 한화) 감독님을 비롯해 선배들이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며 “어린 시절 좋아하는 선수들의 사인을 받고 기뻐했고, 그런 부분이 나중에 야구선수가 되는데 크게 작용했다. 프로에 들어온 뒤 나도 그런 추억을 주고 싶어서 어린이 팬들이 사인을 해달라고 하면 무조건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2년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어린이들에게 꿈을’이었다.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어린 시절 좋은 추억 때문에 프로선수로서의 꿈을 키운 이들이 많다. 실제 삼성 김상수는 초등학교 때 이승엽과 찍은 사진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가 같은 팀에서 만나 추억을 공유하기도 했다.
뉴욕 양키스 출신이었던 스캇 프록터(전 두산)는 사인회를 열면 자신의 모자에 어린이 팬에게 사인을 직접 받았다. 그리고 다시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줬다. 그는 당시 “어린 시절 좋아했던 선수에게 사인을 받으려고 했는데 굉장히 불친절해서 기분이 나빴다”며 “내가 프로선수가 되면 어린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주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 호의 하나가 어린이들에게는 ‘꿈’이 될 수 있다. 김 감독이 어린이 팬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