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치명적 약점 ‘추격조’ 실종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8일 05시 45분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류중일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속절없이 추락하는 삼성은 불펜 투수 추격조 실종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각 팀 감독들은 경기 후반 승리를 지키는 불펜 최고의 투수들인 필승조와 함께 추격조 구성에 많은 정성을 기울인다. kt 조범현 감독은 “길고 긴 페넌트레이스는 이기는 경기도 중요하지만 질 때도 잘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핵심은 추격조의 역량이다. 선발투수가 무너지며 리드를 뺏긴 상태에서 투입되는 추격조는 경기가 끝날 때가지 추가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텨야 한다. 그리고 그 사이 타선은 점수를 따라붙어야한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이기고 있지만 추가 득점 없이 점수차가 좁혀지면 어쩔 수 없이 필승조를 가동해야 한다. 3연전 기준으로 양 팀 감독들은 지고 있다면 상대 필승조를 최대한 소모시켜 2차전, 3차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추격조가 계속 추가 실점하면 감독 입장에서는 더 이상 전술 구상이 어려워진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자신의 방에 붙여진 선수단 현황표를 보며 한 숨을 쉬웠다. 류 감독이 손으로 가리킨 곳은 불펜 투수 명단이었다. 류 감독은 “외국인 선발 2명과 장원삼이 빠지면서 김기태, 정인욱 등이 선발로 투입됐다. 어쩔 수 없이 추격조가 부족해졌다. 2~3점, 아니면 어떻게든 4점 차 내에서 져야 다음날 승부가 수월하다. 지금 우리 팀은 패하는 날 점수차가 너무 크다. 이래서는 점점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은 심창민과 안지만, 백정현이 필승조에서 버티고 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버티고 있던 몇 해 전에 비해 위력은 크게 떨어졌지만 아직 승부를 걸 수 있는 투수들이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후보로도 기대를 받았던 장필준은 구속이 140㎞ 초반에 머물며 위력이 떨어졌다. 잠수함 투수 김대우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6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삼성은 타 팀에 가면 당장 마무리를 맡을 수 있는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 투수들이 수두룩했다. 류 감독은 당시 “선수들 자존심을 지켜줘야 하는데, 누구를 필승조에서 추격조로 뺄지 고민된다”고 했었다. 그러나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이 달라졌다. 응급처방이 한두 군데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 삼성에 2016년 여름은 참 잔인하다.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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