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1번타자’ 박건우의 성장통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8일 05시 45분


두산 박건우. 스포츠동아DB
두산 박건우. 스포츠동아DB
두산 박건우(26)는 올 시즌 1번타자 임무를 맡으며 설렘보단 걱정이 앞섰다. 그는 시즌 초반 “올 시즌 전까지 1번타자는 생각도 못했다. 타율 관리도 힘들고 출루를 많이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며 선두타자로서의 무거운 짐을 표했다.

그러나 전반전 마감을 앞둔 현재, 박건우는 리그에서 단연 돋보이는 리드오프로 성장했다. 6일까지 그의 성적은 71경기 타율 0.341, 11홈런, 46타점, 46득점. 이미 타격 대부분 지표에서 커리어하이를 넘어선지 오래고, 한 시즌 최다출장 경기인 70게임도 넘어섰다. 6월16일 광주 KIA전에선 생애 첫 사이클링히트까지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물론 박건우의 올 시즌 행보가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공수에서 두각을 나타낸 박건우는 16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나설 기회를 잡았다. 베스트12 최종집계까지 롯데 김문호(34.88점)와 드림팀 외야수 3위를 놓고 다퉜지만 총점 31.48점으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6일 발표된 추천선수 선정 역시 팀 동료들이 베스트12에 6명이나 오른 점을 고려해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스타 투표가 한창일 때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잘라 말한 박건우. 그러나 마음 한 켠이 쓰인 탓일까. 박건우는 6일 잠실 넥센전에서 4회 2점홈런 뒤 6회 아쉬운 수비로 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무사 1·2루에서 넥센 김하성이 때린 직선타구에 조명이 겹치며 공을 흘렸고, 팀은 6회에만 3실점한데 이어 9회 역전패를 당했다. 공교롭게도 올스타전 입성에 실패한 이날, 박건우는 경기에서도 웃지 못했다.

박건우의 마음고생은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7일 다시 만난 넥센을 상대로 3안타 1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박건우는 “나도 성장통이라 느끼고 있다. 전날 실수는 팬들께 정말 죄송하지만,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면서 더 좋은 타자가 되겠다”고 전했다.

잠실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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