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의 강정호(29)가 7일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방문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강정호를 경기에 출전시킬 것’이라는 피츠버그 구단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날 7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치는 등 4타수 1안타 1볼넷 2타점으로 팀의 7-5 승리를 이끈 강정호는 경기 뒤 인터뷰에는 응했지만 혐의와 관련된 질문에는 구단의 방침을 따라 답변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사법 처리가 끝날 때까지는 출장정지 등의 차별 대우를 하지 않는다. 미국 현지 언론들도 강정호의 혐의가 입증돼 기소되기 전까지 출장정지 등의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7일 “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는 것과 기소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경찰이 강정호를 기소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낼 때까지 어떤 추측도 시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건이 일어나면 징계부터 먼저 하고 보는 국내 구단들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한국프로야구도 원칙적으로 사법 처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정하고 있지만 야구규약에 품위 손상 행위 관련 조항(151조)을 넣어 인종차별, 가정폭력, 성폭력 등 경기 외적인 행위와 관련해 선수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실격처분, 직무정지 등의 처분을 하고 있다.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관련 물의를 일으킨 kt 장성우에 대해 법원의 판결에 앞서 구단은 5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국내 구단의 한 관계자는 “팬들의 여론 등 사회적 반응을 무시하기 어려운 국내 현실 때문에 징계를 서둘러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이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도 시즌 초 한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다.
팬들의 의견은 팽팽했다. 피츠버그 지역 방송사인 WTAE-TV가 실시한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는 강정호의 출전을 허용해야 하는가’란 설문조사에서 7일 오후 10시 30분 현재 응답자 1만1460명 중 52%가 출전을 반대했고, 48%는 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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