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김상현 임의탈퇴…4년 17억 생애 첫 FA계약 물거품 위기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7월 13일 14시 21분


프로야구 케이티 위즈의 김상현(36)이 ‘음란행위’로 불구속 입건 돼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사실상 선수생활이 끝났다는 평가다.

케이티 구단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상현의 임의탈퇴를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구단은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위를 손상시키고 구단이미지를 훼손시켰기 때문에 중징계인 임의탈퇴를 결정했다. 김상현 선수도 구단의 임의탈퇴 결정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가 되면 공시된 날로부터 향후 1년 간 프로야구 경기에서 뛸 수가 없다. 또한 1년이 경과해도 원 소속구단이 임의 탈퇴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그라운드로 복귀할 수 없다. 물론 임의탈퇴 선수는 원 소속 구단의 동의가 없을 경우 타구단과의 계약 교섭도 일체 할 수 없다.

김상현은 내년이면 37세가 된다. 설령 케이티가 임의탈퇴 조치를 해제하더라도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나이다. 김상현은 12일까지 타율이 0.225에 그쳤다. 11홈런으로 장타력은 괜찮았지만 하락세가 뚜렷했다. 게다가 허리 통증으로 2군에 머물던 시간도 길었다.

케이티구단 입장에서도 여론의 비난을 무릅쓰고 전성기가 한참 지난 노장선수를 구제할 명분을 찾는 모험을 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상현의 임의탈퇴를 계기로 돌아본 그의 야구인생은 한마디로 파란만장했다.

2001년 해태(KIA 전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상현은 쟁쟁한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돋보이지 못 해 1년 만에 LG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유망주의 무덤' LG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 했다. 2군에서는 홈런을 펑펑 터뜨렸지만 잠실 야구장에선 기를 펴지 못 했다. 2001년부터 8시즌 동안 1군에서 기록한 홈런은 33개에 그쳤다. 그리고 2009시즌 다시 KIA로 트레이드 됐다.

그런데 고향팀으로 복귀한 뒤 잠재력이 폭발했다. 그해 타율 0.315 36홈런 127타점을 올리며 홈런 1위는 물론, 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팀도 10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절정은 길지 않았다. 이듬해부터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다시 슬럼프에 빠졌다. 2013시즌 SK로 팀을 옮겼으나 그곳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 하다 2014시즌 종료 후 신생팀 특별지명을 받고 kt로 이적했다.

'은사' 조범현 감독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김상현은 다시 살아났다. 지난 시즌 134경기에 나와 타율 0.280 27홈런 88타점으로 부활한 그는 프로 데뷔 후 처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 17억 원의 썩 괜찮은 계약을 했다.

케이티 구단은 13일 김상현의 임의탈퇴 처분을 결정했다.동아 DB.
케이티 구단은 13일 김상현의 임의탈퇴 처분을 결정했다.동아 DB.
결국 김상현은 순간의 욕망을 주체하지 못 한 탓에 FA계약의 수혜를 거의 보지 못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프로야구 선수생활을 접게 될 전망이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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