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재학(26)은 2016시즌 최고의 전반기를 보냈다. 14경기에 선발 등판해 8승3패를 거두며 다승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방어율은 4.64로 다소 높지만 선발진이 좋지 않은 팀에 토종 에이스로서 힘을 보태고 있다. 후반기에는 4년 연속 10승은 물론 개인커리어하이에도 도전하게 됐다.
지난해와는 상반된 행보다. 이재학은 지난해에도 10승8패를 거두며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하긴 했지만 전반기에는 3승4패, 방어율 4.55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초 부진 때문에 맘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올해는 물론 강타선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어느새 전반기에만 8승 고지에 올랐다.
이재학은 “시즌 초반에 직구의 힘이나 제구력이 괜찮아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특히 직구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다. 그는 “난 직구와 체인지업 두 가지 구종으로 승부를 하는데 직구에 힘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프링캠프부터 공을 힘 있게 때리는 훈련을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시즌에 돌입한 후에도 훈련은 계속 됐다. 살이 잘 붙지 않은 체질상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힘이 떨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간절함도 크다. 이재학은 전반기에 자신이 잘 한 것보다 아쉬운 것을 늘어놓기 바빴다. 그는 “전반기 막판에 너무 안 좋았다. 제구가 안 돼 힘들었다”며 “내 공이 안 좋은 이유는 하나다. 밸런스가 안 좋기 때문이다. 후반기에 돌입하기 전 밸런스를 되찾아야한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
이유도 있다. NC는 전반기 47승2무28패로 1위 두산에 4.5게임차 뒤진 2위에 머물러있다. 후반기 치열해지는 순위싸움에 선발진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NC 선발진에는 재크 스튜어트(8승5패)가 꾸준히 활약하고 있고, 에릭 해커(6승1패)가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토종선발들은 썩 좋지 못하다. 4선발 이태양은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5선발 이민호도 16경기 5승5패 방어율 5.57을 기록했다. 3선발 이재학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재학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순위싸움을 하고 있는 팀에 최대한 보탬이 되는 좋은 투수가 되는 게 유일한 목표”라며 “요즘 선발들이 좋지 않기 때문에 내가 역할을 잘 해야 한다. 그렇게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