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란 세월을 넘긴 해외 프로스포츠의 역사만큼이나 이를 둘러싼 검은 유혹의 손길도 악령을 떨친 지 오래다.
전 세계 야구스타들이 모인 미국 메이저리그도 불법스포츠도박의 어두운 그림자를 피해갈 수 없었다. 1919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미리 불법도박에 돈을 건 뒤 신시내티에 고의 패배를 당한 ‘블랙삭스 스캔들’은 메이저리그로서는 치욕스러운 역사의 한 페이지다. 심지어 화이트삭스 선수들이 꾸민 패배는 정규시즌이 아닌 월드시리즈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줬다. 흰 양말을 뜻하는 팀 이름에서 따와 검은 양말로 명명된 이 사건은 바로 다음해 조사위원회가 꾸려져 연루자 8명이 영구 추방됐다.
이후 70년간 잠잠하던 빅리그는 다시 불법스포츠도박 파문으로 얼룩졌다. 이번엔 메이저리그 통산 4256안타를 기록한 전설적인 타자 피트 로즈가 1989년 승부조작 수사망에 올랐다. 1987년 신시내티 감독 재임 시절 52경기에서 불법도박 후 승부조작을 한 사실이 밝혀져 그는 명예의 전당 직행은커녕 영구제명당하는 수모를 맞게 됐다. 로즈는 최근 신시내티에서 자신의 등번호인 14번이 영구결번되며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라고 검은손의 유혹을 빗겨간 건 아니었다. 1969년부터 1971년까지 조직폭력배에게 승부조작 제의를 받고 패배를 꾸민 당시 니씨테스 투수 나가야스 마사유키는 결국 일본프로야구 최초의 영구출정정지 처분을 안았고, 이후에도 추가로 3명의 투수들이 같은 처벌을 받았다. 지난해에도 요미우리 투수 4명이 일본프로야구는 물론 고교야구, 메이저리그 경기를 놓고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3명이 영구퇴출되고, 1명은 1년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