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보우덴~유희관~니퍼트. 후반기를 시작하는 1위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 순서다. 강력한 4명의 선발진이다. 여기에 5선발 허준혁도 있다. 특히 장원준부터 니퍼트까지 선발 로테이션에는 김태형 감독의 전략이 숨겨져 있다. 바로 ‘선발 좌우 배치’다.
KBO리그에서 ‘좌우놀이’는 플래툰 시스템을 뜻한다. 일부 메이저리그 팀처럼 극단적인 좌·우타자 기용만큼은 아니지만 KBO리그의 많은 감독들도 상대 선발에 따라 좌타자 혹은 우타자를 우선 배치한다.
두산의 선발 로테이션 좌우배치는 이 같은 상대 팀 플래툰 시스템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김태형 감독은 20일 잠실에서 “선발진을 최대한 왼손 오른손을 번갈아 투입하려 한다. 그래서 21일 유희관 22일 니퍼트 순서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좌완 선발진이 풍부해 가능한 선택이다”고 말했다.
두산은 한 때 극심한 왼손투수 가뭄에 시달렸던 팀이다. 2009년 시즌 후 10억원의 현금과 금민철을 내주고 넥센에서 이현승을 트레이드한 이유도 수준급 좌완 선발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를 시작으로 두산은 선발 좌완 천국으로 변모했다.
2명의 외국인 원투펀치에 왼손 투수 장원준, 유희관을 중간 중간 배치하면서 상대 플래툰에 따라 배치되는 상대 타자들의 경기 출장 리듬을 최대한 흔들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우타자들이 강한 팀 혹은 좌타자가 뛰어난 상대를 만나도 연패 확률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