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비롯한 선수들, 승부조작 죄 의식 없이 가담할 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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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7월 21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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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다이노스 이태양.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이태양. 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의 투수 이태양(23)이 브로커와 짜고 승부조작을 벌인 혐의가 드러났다. 이태양은 특정 경기에서 상대팀에 1회에 볼넷을 주는 수법으로 약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태양의 혐의를 확인하고 지난달 말부터 여러 차례 소환 조사를 벌였다. 현역 프로야구 선수가 승부조작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2012년 당시 LG트윈스 박현준, 김성현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대해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범죄 수법이 교묘하게 진화되며 선수들이 죄 의식 없이 가담할 수 있도록 한다”라며 “또 (승부조작은) 브로커들과 일단 접촉하면 헤어 나오기가 힘든 그런 구조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이날 방송에서 이태양의 승부조작과 관련해 “1회에 볼넷 4개를 준다는 것은 승부조작이 불법스포츠도박 사이트와 연관이 돼 있다는 것이다. 스포츠사이트에서 돈을 걸게 하고 승부를 조작해서 거액을 챙기는 것이다. 문제는 이게 어느 팀이 이기고 지는지에 돈을 건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대 몇으로 이기고 지는 것을 넘어 더 교묘하게 진화가 됐다. 어느 팀이 먼저 안타를 치느냐, 어느 팀이 먼저 삼진을 잡아내느냐, 또 투구가 스트라이크 혹은 볼이냐 등에 베팅을 걸게 만들어놨다”라며 “선수 입장에서는 오히려 죄의식 없이 승부조작에 가담할 수 있게 했다. 함정을 파 놓은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4년 전, 프로야구가 승부조작으로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LG트윈스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했고 결국 두 사람은 KBO로부터 활동정지 징계를 받았고 구단으로부터 방출됐다. 그럼에도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이 멈추지 않는 이유에 대해 최 평론가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첫 번째는 선수들이 죄의식이 없다. 공 하나 정도로 베팅할 수 있게 항목을 만들어놓고 가담을 시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태양 선수를 브로커에게 소개한 사람이 넥센 문우람 선수라고 하지 않나. 범죄조직의 주범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고 국내에서는 브로커와 조직폭력배들이 고용되는데, 이 브로커가 대부분 선수들과 안면이 있는 운동선수 출신이 많다”라며 “처음엔 의심하지 않은 상황을 만들고 치밀하게 접근해 함정부터 파 놓는다. 이후 승부조작에 가담하게 만들어 놓는다”라고 덧붙였다.

최 평론가는 2012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4년 전에는 조직폭력배가 고용이 돼서 선수들을 회유하기도 하고 유혹하기도 했다. 감시하고 협박했다. 심지어는 선수들의 원정경기때 숙소 삼는 호텔의 방을 예약해서 자기도 했다. 경기 때는 선수들을 감시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승부조작이 비단 프로야구계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 같은 경우는 승부조작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다. 사실 야구보다 축구가 훨씬 (승부조작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K리그에 1부리그, 2부리그 뿐 아니라 3부리그, 4부리그에도 제보가 많았다”라고 스포츠계의 승부조작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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