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성추문, 승부조작, 도박 연루 혐의 사건 등에 휘말리면서 KBO리그가 ‘잔인한 7월’을 보내고 있다.
지난 12일 프로야구 KT 위즈 김상현(36)이 길 가던 여성을 보며 자신의 차 안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상현은 지난달 16일 오후 4시 50분께 전북 익산의 한 원룸 앞 승용차 안에서 행인 A 씨(20·여)를 보고 음란행위를 한 혐의(공연음란 혐의)를 받았다.
김상현은 지난 14일 열린 KBO 상벌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된 것에 사죄하면서도 “일부 보도 내용에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KBO는 법률적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일단 김상현에 대한 상벌위원회 개최를 연기하기로 했으나 KBO는 징계 여부와 상관없이 김상현을 임의탈퇴선수로 공시했다.
김상현 선수의 성추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삼성 라이온즈의 불펜투수 안지만(33)의 도박 사이트 개설 혐의가 터졌다.
지난해 수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로 6월 초 경찰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것.
20일 검찰에 따르면, 안지만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 지인에게 돈을 대준 혐의를 받고 있다. 안지만은 지인이 음식점을 차리는 데 돈을 빌려준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 안지만은 수억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삼성은 안지만과의 계약 해지를 전격 결정했다.
함께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은 삼성 윤성환은 핵심 피의자를 아직 잡지 못해 증거 불충분으로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송치됐다.
여기에 NC 다이노스 이태양(23), 넥센 히어로즈 문우람(24·현 상무)의 승부조작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야구팬들은 실망감을 넘어선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이날 창원지검 특수부는 돈을 받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는 문우람은 현재 국군체육부대(상무) 소속 현역병이므로, 검찰은 군 검찰로 사건을 넘겼다. 검찰은 이와 함께 브로커 1명을 구속기소하고, 불법 스포츠도박 베팅방 운영자 1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은 선수가 직접 승부조작을 제의했다는 게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문우람이 ‘설계자’ 역할을, 이태양이 ‘행동대장’ 역할을 맡았다.
브로커 A씨는 승부조작으로 얻은 수익금 중 5000만원을 받아 이태양에게 현금 2000만원, 문우람에게 시가 600만원 상당의 고급시계와 명품의류 등 합계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KBO는 이날 안지만과 문우람, 이태양을 일단 참가활동정지로 제재하고, 향후 처벌 결과에 따라 추가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KBO는 이날 오전 발표한 사과문에서 “승부조작 연루 정황이 드러나 수사 중이고, 일련의 품위 손상 행위로 국민 여러분과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어떠한 고통이 뒤따른다 할지라도 말끔히 도려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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