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실망 만회 위해 더 노력” …염경엽 감독 “인생 망칠 걸 알면서 왜…”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7월 22일 05시 45분


NC 김경문 감독-넥센 염경엽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NC 김경문 감독-넥센 염경엽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야구계 충격·당혹·참담

창원지검이 NC 투수 이태양(23)과 상무 외야수 문우람(24)의 승부조작 혐의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한 21일, 야구계는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태양이 구단에 검찰수사 사실을 알리자, NC 구단은 대외적으로 ‘팔꿈치 통증’이라고 발표하며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시켰다. 취재진과 매 경기 마주해야 하는 김 감독은 이태양에 대한 질문이 들리면, 어렵게 답을 해왔다. 김 감독은 이날 마산 SK전에 앞서 결국 “죄송합니다”라며 연신 고개를 숙인 뒤 “선수단을 관리해야 할 팀의 책임자로서 책임을 느낀다.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걸 만회하는 방법은 더 좋은 플레이,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우람(24·상무)의 전 소속팀 넥센 염경엽 감독도 착잡한 심경을 밝혔다. 염 감독은 이날 LG전을 앞두고 고척스카이돔에서 취재진과 만나 “죄송합니다”는 말로 사과하면서 “브로커 접촉이나 음주운전 등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교육을 해왔다. 그래도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선수인생 망칠 걸 알면서 왜 그럴까…”라며 안타까워했다. 프로야구 감독 중 최연장자인 한화 김성근 감독은 대전에서 “안타깝다. 젊은 친구들이…”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다른 구단 감독들 역시 허탈한 심정을 드러냈다.

현역 해설위원들 중 좌장격인 MBC스포츠플러스 허구연 해설위원은 “참담하다. 그동안 수많은 선배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희생하고 노력한 덕분에 한국야구가 여기까지 왔는데 작고하신 선배들에게 죄송하다”면서 “나부터 후배들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 프로야구가 지금은 좋은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한순간에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선수들이 알아야한다”며 씁쓸해 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와 시스템을 만드는 데 예산을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야구계 곳곳에서 사과문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KBO는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통해 ‘KBO는 이번 사건을 매우 중대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리그 차원의 확고한 대책을 수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프로야구팬과 야구관계자 여러분께 사죄드린다’면서 ‘경기조작행위를 발본색원할 수 있도록 수사기관에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사법처리 결과에 따라 관련선수에 대한 선수협 자체징계와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사)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한은회)도 이날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에야 정신을 차릴 셈인가?’라며 일부 후배 선수들의 일탈행위를 강하게 질책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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