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수(27)는 올 시즌 kt의 히트상품이다. 24일까지 62경기에서 타율 0.299(177타수53안타), 3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2008~2009년 히어로즈에서 20타수 무안타의 성적만 남기고 1군에서 자취를 감췄던 선수의 놀라운 반전이다. 7년 만에 다시 밟은 1군 무대에서의 눈부신 활약은 철저한 준비와 노력의 산물이다.
● 2차례 어깨 수술, 실패를 통해 배우다
전민수는 2010년과 2012년 2차례에 걸쳐 어깨 수술을 받았다. 1군에서 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없었고, 결국 2013년 넥센에서 방출됐다. 2014년 kt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지만, 지난해까지 2군에만 머물렀다. 올 시즌 전민수가 처음 1군에 등록됐을 때 많은 이들이 ‘생소한 선수’라고 느낀 이유다.
그러나 전민수는 1군에서 실력을 증명할 준비를 이미 마친 뒤였다. 지난해 kt의 2군 감독을 맡았던 황병일 수석코치는 “전민수는 어깨 수술을 받아 부상자로 분류된 선수였다”면서도 “매우 성실했고, 능력치도 있었다. 아쉽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잘하면 기회가 오겠다’는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다. 2군에서 준비를 잘했다”고 돌아봤다. kt 조범현 감독은 “항상 자기 자리가 있는 게 아니니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2군에서 코치들이 준비를 잘 시켰다”고 흡족해했다. 실제 조 감독은 전민수가 전반기 막판 결막염으로 1군에서 제외됐을 때 “마무리를 잘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며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 뒷바라지 해준 가족을 위해!
전민수는 “kt에 입단할 때 준비했던 걸 모두 해보고 싶었다. 실전에서 한번 해보고 성적표도 받아보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많이 준비했기에 자신이 있었다. “원래 히팅포인트를 뒤에 두다 보니 타이밍이 늦었다. 타이밍을 잡고, 제자리에서 하체를 회전하는 연습도 했다. 그때부터 타구가 뻗기 시작했다. 그렇게 감을 잡았다. 2015시즌에 2군에서 공부하고 준비하면서 경험한 게 확실히 정립되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2차례 어깨수술로 절망에 빠져 있을 때 가족의 응원은 큰 힘이 됐다. 전민수는 “야구는 하루이틀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며 “뒷바라지 해준 가족들에게 보답해야한다는 마음뿐이었다. 막연하게 2군에서 뛰며 타성에 젖는 일이 많은데,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는 게 가장 어려웠다. 아직 부족하지만, 이제라도 꼭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