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이 축구 유망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전 국가대표 차두리(36), 여자축구대표팀 골키퍼 김정미(32·현대제철)와 함께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강연회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에 참석했다. 대한축구협회가 2014년부터 축구유망주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 행사는 이번이 10회째다. 이전까진 500∼1000명 규모로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평소의 4배에 달하는 4000석 규모의 평화의 전당에서 열렸다. 슈틸리케 감독과 차두리의 조언을 듣고 싶은 축구유망주, 학부모, 지도자들로 가득했다.
● 슈틸리케가 한국대표팀 감독 수락한 이유
1부는 팬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왜 한국대표팀을 선택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지도자는 ‘내가 어느 팀을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진로를 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누구나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같은 명문 팀을 가려고 할 것이다”라며 웃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독일대표팀의 전력분석원으로 한국을 찾았다. 3주간 한국에 머물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 때 온 국민이 하나가 돼 대표팀을 응원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라며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제의받고 망설임 없이 수락한 이유다. 당시 국민들이 보여준 열정적인 모습과 대표팀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내가 직접 체험하고 싶어서 왔다”고 이유를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미얀마, 라오스와 같은 국가들과의 경기에 2만명이 넘는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었다. 그런 모습이 희망적이다. 중국과 월드컵 최종예선 첫 경기(9월1일)를 홈에서 치른다. 팬들의 관심이 없다면 중국 팬들이 더 많이 찾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주시길 바란다”라고 지속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 슈틸리케 감독 “차두리 대표팀 코치? 자격증이 있어야….”
지난해 현역생활을 마무리한 차두리는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나왔다. 그는 독일, 영국 등을 돌며 다양한 축구경기를 관전하면서 세계축구의 흐름을 살폈다. 더불어 독일에서 축구지도자자격증인 ‘B’라이센스도 획득했다. 차두리는 “앞으로 지도자를 할지 또 다른 일을 할지 진로를 정하지는 않았다. 지금은 한 발 떨어져서 축구를 즐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차두리를 대표팀 코치로 활용할 생각이 있느냐’는 한 팬의 질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재치 있게 대답했다. 그는 “여러 클럽에서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좋은 경험을 쌓은 지도자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축구대표팀에서 지도자를 하려면 A라이센스가 필요하다. 자격을 획득하면 신중하게 고려해보겠다”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