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심창민(23)은 올 시즌 마무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처음 맡는 중책에도 27일까지 40경기에서 2승4패, 13세이브, 4홀드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방어율이 2.74로 10개 구단 마무리 중 NC 임창민(1.08)-SK 박희수(2.08)에 이어 다음으로 좋다. 세부기록은 더 좋다. 이닝당출루허용(WHIP)이 1.26이고, 불펜투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승계주자 득점허용률이 0.154로 낮다. 기출루자 26명 중 단 4명만 득점을 허용했다. 무엇보다 그는 무너진 팀 불펜진을 지탱하는 외로운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안지만이 불미스러운 일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확실한 셋업맨이 사라진 상태에도 남다른 책임감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 혹사? 팀이 필요하면 3연투도 가능
심창민은 전반기 36경기 중 23번의 마무리 등판에서 1이닝을 던진 것은 9번밖에 없다. 23번 중 14번은 1이닝 이상씩을 던졌다. 3이닝 이상(6월 3일 대구 한화전 3.1이닝 1실점)을 소화한 적도 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올 시즌 삼성은 무너진 불펜진 때문에 근심이 깊다. 지난해까지 마무리 역할을 했던 임창용(KIA)이 떠났고, 안지만마저 전력에서 이탈했다. 박근홍 권오준 백정현 김대우 등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지만 예전 리그 최고였던 불펜진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힘이 빠진 게 사실이다. 팀내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자랑하는 심창민이 자주, 또 오래 마운드에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창민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괜찮다. 팀에 필요하면 3연투도 가능하다. 8회 몸을 풀다가 못 나가면 오히려 더 힘들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오히려 불만은 따로 있었다. 그는 “올 시즌 제일 아쉬운 건 4번의 블론세이브”라며 “블론세이브가 너무 많다. 마무리가 이러면 안 된다”고 자책하기 바빴다.
● 최고의 마무리를 목표로 뛴다!
심창민이 생각하는 마무리의 기준은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로 꼽히는 오승환(현 세인트루이스)이다. 단순히 세이브 개수의 문제가 아니다. 심창민은 “최고의 선수가 있으면 당연히 그 선수를 목표로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고는 “오승환 선배가 가장 좋은 활약을 했을 때 세부기록이 정말 좋았다. 타고투저가 극심한 상황에서 내 WAR(대체선수팀기여도·1.35)이 나쁘지 않은 편인데 당시 오승환 선배는 투수로서는 굉장히 높은 3, 4를 기록했던 걸로 기억한다. 마무리를 하려면 당연히 그게 기준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목표 역시 세이브 개수가 아닌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공을 던지는 것이다. 심창민은 “앞으로 남은 경기(53경기)에서 30번은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고 싶다”며 팀을 위한 욕심을 드러내고는 “후반기 (류중일) 감독님께서 내 컨디션을 많이 신경써주신다. 나 역시 등판할 때마다 팀 승리를 지킬 수 있게 힘껏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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