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경문 감독은 냉철하다. 주전이든, 비주전이든 상관없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그 선수를 벤치에 앉힌다.
일례로 김 감독은 26일 대구 삼성전에도 팀의 간판스타인 나성범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삼성 선발이 차우찬이었기 때문이다. 나성범은 차우찬에게 유독 약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15경기에서 25타수 무안타 11삼진. 타석으로 치면 28타석 무안타다. 김 감독도 “(나)성범이가 차우찬에게 너무 약했다. 중심타자가 특정투수한테 그러면 안 된다”며 “가끔은 벤치에서 경기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가 경기하는 것도 보고 시야를 넓혀서 전체적으로 보면 느끼는 점이 있을 것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나성범은 다음날인 27일 다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비록 팀은 졌지만 홈런포 포함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김 감독은 28일 경기를 앞두고 “어떤 선수든 벤치에서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사실 (나)성범이가 출장경기수도 많지만 소화이닝도 많다. 한 번도 아프다는 소리 안 하고 계속 뛰었다. 몸이 지치면 배트컨트롤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휴식 차원에서 뺀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3연전에서 벤치에서의 시간을 가진 것은 비단 나성범뿐 아니었다. 이종욱은 27일 경기에 기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28일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고 4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수비에서도 5회말 1사 만루서 최재원의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치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물론 야구선수가 부상이 아닌 이유로 그라운드에 나가지 못하는 것은 썩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주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김 감독은 주전보다는 경기에 나가고 싶어도 나가지 못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린다. 늘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팀을 위해 희생해주는 선수들이 있어서 더 강해질 수 있는 것”이라며 그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있다. 주전에게도 그런 간절함이 필요하다고 믿기에 ‘벤치에서의 시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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