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2016 리우올림픽] 같이 훈련하던 양측 女 선수들
한국선수가 “빵 좀 드시라” 건네자 北선수 주변 살핀뒤 “옆에 놔달라”
은퇴한 ‘역도 여제’ 장미란이 북한 선수들에 대해 들려준 이야기 한 토막.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있을 땐 안부를 물어도 ‘일 없시요∼’라며 찬바람이 불 정도로 쌀쌀하다. 그런데 라커룸 등에서 따로 만나면 ‘언니, 아직도 결혼 안 했어요’라며 살갑게 대한다.”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사격 대회가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슈팅 센터에서는 훈훈한 장면이 펼쳐졌다. 이날 한국과 북한 여자 사격 대표팀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훈련을 했다. 처음에는 사로 사이 거리가 멀었지만 사로 배치 조정 등으로 인해 훈련 막바지에는 가까운 거리에서 훈련을 하게 됐다. 먼저 훈련을 끝낸 한국 선수단의 김장미와 황성은이 빵을 먹다가 연습 중인 북한 선수 조영숙에게 빵을 건넸다. 황성은이 “이거 좀 드시라”고 하자 조영숙은 주변을 살핀 뒤 옆 테이블에 내려놓아 달라고 말했다. 사격 대표팀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과는 국제대회에서 마주친 경우가 많아 우리 선수들과는 안면이 있다. 딱히 친하게 지낸다고 하긴 그렇지만 서로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30일 역도 경기장에서 조우한 남북한 선수들도 눈인사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북한 선수단은 대외적으로는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곤 한다. 31일 열린 북한 선수단 입촌식에 참석한 윤성범 북한 선수단장은 ‘북한의 이번 대회 목표’를 묻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북한이라고) 그렇게 부르면 답변 못 한다”고 두 차례나 강경하게 말했다.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운영하는 정보 사이트 ‘인포 2016’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 북한은 31명(남자 11명, 여자 20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 북한의 전통적인 메달밭인 역도가 7명(남자 4명, 여자 3명)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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