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2016 리우올림픽 D-3]올림픽기간 軍-경찰 경비 강화
소매치기 걱정없이 휴대전화 사용… 관광객 모기약 구입 늘자 뒤늦게 붐
“첫째도, 둘째도 몸조심이다. 병에도 걸리지 마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취재를 위해 한국을 떠나는 기자에게 지인들이 가장 많이 건넨 말이다.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브라질 리우의 모습은 공포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관광객에게 달려들어 목걸이를 뜯어내는 소년의 영상과 지카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는 두려움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 때문에 리우 여행객들에게는 ‘결혼반지도 빼고 행색을 초라하게 해라’ ‘당분간 2세 계획은 꿈도 꾸지 마라’ 등의 주의사항이 쏟아졌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번 올림픽은 주의사항만 가득한 ‘하지 마라 올림픽’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리우 시민들은 “외지인들이 느끼는 공포가 우리에게는 낯설다”고 말했다. 마테우스 누니스 씨(27)는 “리우에 소매치기와 휴대전화 도둑 등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다가올수록 길거리에서 많은 경찰과 군인이 순찰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은 리우가 최근 1년 중 가장 안전한 상황이 됐을 때 방문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브라질 당국은 지난달 치안 유지를 위해 8만5000명의 병력을 리우 시내 주요 지역과 관광지에 배치했다.
브라질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리우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18.6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미국의 디트로이트와 세인트루이스의 살인 발생률보다 낮은 수치다. 2014년 한국의 인구 10만 명당 살인 발생 건수는 1.8건이었다.
리우 시민들은 쇼핑몰과 골목에서도 당당하게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를 했다. 소매치기를 우려해 휴대전화를 숙소에 놔두고 외출한 관광객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휴대전화로 인터넷 서핑을 즐기던 한 시민에게 휴대전화를 강도에게 빼앗길 위험이 없느냐고 묻자 “두려워할 필요 없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가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는 한국 브랜드의 최신 제품이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모기약, 방충망 등으로 무장한 채 리우에 도착한 관광객들과 달리 리우 시민들은 지카 바이러스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시우비우 캄푸스 씨(32)는 “얼마 전 외국 방송과 길거리에서 인터뷰했는데 내가 지카 바이러스를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자 기자가 위험성을 설명해줬다. 그때 처음으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일부 현지인은 관광객들이 모기약을 사느라 혈안이 된 모습을 본 뒤에야 위험성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리우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발렌티나 히베라 씨(41·여)는 “올림픽 개막이 다가오면서 브라질 사람들이 모기 퇴치제를 찾는 경우가 늘어나는 독특한 현상이 벌어졌다. 예전에는 두 종류의 모기 퇴치제만 판매했는데 관광객을 포함해 현지인 수요도 늘어나 다양한 모기 퇴치제를 진열하게 됐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