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채태인(삼성)↔김대우(넥센)를 시작으로 7월 임준혁(SK)↔고효준(KIA)에 이르기까지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둥지를 튼 선수들은 모두 10명이다. 시즌 전까지만 하더라도 기존 팀에서 최고의 한 해를 기약했던 선수들은 이제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꿈꾸고 있다. 트레이드라는 방법은 같았지만, 적응하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개막 직전 삼성에서 넥센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채태인(34)은 가장 짧은 적응시간을 자랑하는 선수로 꼽힌다. 삼성에서만 10년을 뛴 그는 이미 넉 달 만에 새 팀에서 적응을 마쳤다. 채태인은 “이적팀이라고 해서 크게 신경 쓰인 점은 없었다”면서 “이미 완벽하게 적응을 마쳤다”고 자신 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팀 선후배는 물론 외국인선수들에게도 유쾌한 농담을 건네며 덕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두산에서 kt로 이적한 유민상(27)도 채태인 못지않은 적응속도를 자랑한다. 유민상은 “따로 적응할 부분은 없다. 어차피 야구는 똑같다”면서 “원래 자유분방하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며 밝게 웃었다. 그러나 새로운 팀에서 맞는 마음가짐엔 조금 변화가 있었다. 유민상은 “두산에 있을 때보다 책임감이 생긴다”며 “트레이드 후 집중력도 생기고 자세도 조금 달라지다보니 요즘 들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최근 상승세의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외향적인 성격을 내세우는 건 아니다. 지난달 두산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김동한(28)은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처음 왔을 때 느낌이 들었다”며 새 팀에서의 설렘과 긴장감을 함께 내비쳤다. 조용한 성격 탓에 하루아침에 적응하긴 쉽지 않지만 기존에 알고 지내던 동료들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장충고 후배 김상호(27). 아직 부산에서 보금자리를 마련하지 못한 김동한은 학교 후배이자 상무 동기인 김상호의 집에 잠시 머물며 새로운 둥지에서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각자의 성격은 달라도 적응을 위한 노력은 매한가지인 모습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