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김세영-양희영-전인지 등 남녀 통틀어 4명 출전은 한국 유일 “유일한 경쟁자는 한국계 선수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골프 팬들의 가슴도 설레고 있다. 골프가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이라는 한국 여자골프는 올림픽 메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여자골프 대표 선수는 7월 31일 현재 세계 랭킹 10위 이내에 든 박인비(3위), 김세영(5위), 양희영(7위), 전인지(9위)로 구성됐다. 올림픽은 남녀 개인전만을 치르며 각각 60명이 출전한다. 한 국가에서 4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것은 남녀 골프를 통틀어 한국 여자밖에 없다.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을 맡은 박세리는 “올림픽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금, 은, 동메달을 휩쓸고 귀국하는 것이다. 선수들의 실력과 경험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손가락 부상으로 한 달 넘게 필드를 떠나 있던 박인비는 7월 초부터 컨디션 회복과 함께 실전 라운드를 통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는 5일 제주 오라CC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 출전해 경기 감각을 점검할 계획이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내 오랜 꿈이자 목표였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박인비의 몸 상태가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리우 현지에도 다른 선수들보다 일찍 도착하는 스케줄을 잡을 만큼 의욕이 넘친다”고 전했다. 김세영과 전인지는 리우 올림픽을 앞둔 전초전으로 지난달 말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나섰다. 김세영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이유는 올림픽에 도전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을 대표하는 만큼 꼭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다.
아버지가 태권도 사범이었던 김세영의 집안에는 운동선수 출신이 많아 스포츠 DNA가 흐른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다. 김세영은 “가족 친지 중에 올림픽에 나간 경우는 없었는데 내가 스타트를 끊게 됐다. 가문의 영광”이라며 웃었다.
양희영 역시 스포츠 가족으로 유명하다. 아버지가 카누 대표 출신이고, 어머니는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창던지기 동메달리스트다. 양희영은 “부모님이 못 이룬 올림픽 출전의 꿈을 대신 이루게 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리우 올림픽 골프장은 바닷가에 위치한 링크스 코스다. 현지 답사를 두 차례 다녀온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8월은 브라질의 한겨울로 바다에서 강풍이 부는 시기다. 바람이 스코어를 결정지을 중요한 열쇠”라고 분석했다.
김세영은 하와이와 바하마 등 바람이 강한 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다. 호주에서 유학한 양희영 역시 바람에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박인비와 전인지는 탄도가 높지 않아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구질이다.
한국 선수들의 경쟁자로는 한국계 선수들과 아시아 선수들이 주목된다.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는 뉴질랜드를 대표하며, 호주 대표로는 이민지와 오수현이 출사표를 냈다.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펑산산(중국) 등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어머니가 한국인인 노무라 하루는 일본 대표로 출전한다.
대한골프협회는 리우 골프장 인근에 안전한 타운하우스를 숙소로 빌렸다. 골프가 개인종목이라 평소 동료들과의 단체생활 경험이 없는 골프 선수들이 자칫 2인 1실로 배정되는 선수촌을 불편해할 수 있어서다. 대한골프협회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선수 기준으로 금메달 3억 원, 은메달 1억5000만 원, 동메달 1억 원의 파격적인 포상금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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