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호’의 에이스인 미드필더 권창훈(수원)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두고 당찬 출사표를 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 동메달 멤버에 비해 신태용호의 전력이 떨어진다는 주위의 평가와 우려가 틀렸다는 것을 리우 올림픽 본선 무대를 통해 증명하겠다는 얘기였다.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는 런던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신태용호는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겸 리우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에 주어진 세 장의 티켓 가운데 한 장을 거머쥐었다. 당초 올림픽 본선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신 감독의 팔색조 전술과 K리그에서 묵묵히 기량을 갈고닦은 선수들의 활약이 합쳐지면서 당당히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문창진(포항)은 “최종예선에서부터 우리 팀을 향해 쏟아진 우려가 오히려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올림픽 대표팀 동료들과 뭉치는 마지막 무대를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에서 독일, 멕시코, 피지와 함께 C조에 배정됐다. 8강에 오르기 위해선 조 2위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신 감독은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이기 때문에 단판으로 승부가 결정된다. 1차 목표인 조별리그 통과를 달성한 뒤에 8강부터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각오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년 전 런던에서 올림픽 대표팀이 사상 첫 동메달을 딸 때도 대진은 만만치 않았다. 조별리그에서 멕시코, 스위스, 가봉을 만나 1승 2무의 성적으로 조 2위에 올랐고, 8강에서 대회 개최국 영국과 격돌해 승부차기 끝에 4강에 진출했다.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해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3, 4위전에서 일본을 2-0으로 격파하고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 11일 멕시코(한국 시간)와 차례로 맞붙는다. 신 감독은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최약체로 꼽히는 피지를 상대로 대승을 거둔 뒤에 독일과의 경기에서 총력전을 펼 계획이다. 그는 “2승 1무를 거둬 C조 1위를 차지하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독일은 피하고 싶은 팀인 반면 3차전 상대 멕시코는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는 팀”이라고 말했다. 멕시코의 전력이 독일보다 약하다고 평가한 신 감독은 독일에 지지만 않으면 약체인 피지, 대등한 상대 멕시코를 상대로 승리를 챙겨 2승 1무 이상의 성적으로 조 1위에 오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 1위를 차지할 경우 8강에서 D조 1위가 예상되는 아르헨티나를 피할 수 있기 때문에 메달권에 좀 더 쉽게 진입할 수 있다. 한국이 C조 1위를 차지하면 8강에서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알제리, 온두라스가 속한 D조 2위와 만나는 반면 C조 2위로 통과하면 D조 1위와 8강에서 격돌해야 한다. 남미 예선을 1위로 통과한 아르헨티나는 2004, 2008년 두 차례 올림픽 정상에 오른 강호로 D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23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함께 메달에 도전하는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들의 활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감독은 전력을 강화할 와일드카드로 공격수 손흥민(24·토트넘), 석현준(25·FC포르투)과 수비수 장현수(25·광저우 R&F)를 택했다. 서로 다른 축구인생을 살아온 손흥민과 석현준은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힘을 합치게 됐다. 유소년 시절부터 ‘한국 축구의 미래’로 불린 손흥민은 레버쿠젠(독일) 등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해 40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에 입성했다.
반면 현 소속팀 FC포르투까지 7개 팀을 돌아다닌 석현준은 ‘유니폼 수집가’라는 불명예를 얻기도 했으나 끊임없는 도전으로 국가대표 공격수가 됐다. 신 감독은 “석현준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많이 흔들어 줄 것으로 생각한다. 손흥민은 측면 공격수로 쓸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팀의 주장으로 뽑힌 장현수는 중앙 수비수와 측면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메달권 진입이다. 최선을 다해 ‘하나의 팀’이라는 말에 걸맞은 조직력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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