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삼성이 정규리그 5연패(2011~2015년)와 4년 연속 통합우승(2011~2014년)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철벽불펜의 힘이 대단히 컸다. 특히 2011~2012년에는 2점대의 불펜방어율(2.44~2.64)을 기록하며 타팀의 부러움을 샀다. 2012년 5월24일 대구(시민구장) 롯데전부터 2014년 5월27일 잠실 LG전까지는 7회까지 리드시 144연승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강력한 불펜의 힘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참 많은 것이 달라졌다. ‘최강 삼성’의 위용은 온데간데없다. 4일까지 9위(39승1무54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만 받아들고 있을 뿐이다. 올 시즌 40승에 도달하지 못한 팀은 삼성과 kt(38승) 뿐이다. 팀의 상징과도 같던 불펜이 무너지면서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2013시즌 직후 ‘끝판대장’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일본프로야구(한신)로 떠난 뒤 불펜방어율은 4.76(2014년), 4.66(2015년)으로 다소 올라갔지만, 안지만~임창용이 지키는 뒷문은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무리 심창민만 제 역할을 하고 있을 뿐 불펜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불펜이 헐거워졌다”며 아쉬워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4일까지 삼성의 불펜방어율은 무려 5.56에 달한다. 특히 올해 삼성의 54패 중 역전패가 30회(0.556)에 달한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13회, 7회까지 앞서다가도 10차례 역전에 울었다. 둘 다 리그에서 가장 많다. 선취득점한 경기(23승20패)와 1점차 승부(8승13패)에도 가장 많이 패했다. 지난 5년간(2011~2015년) 삼성은 역전승은 가장 많았고(175승), 역전패는 108패로 뒤늦게 창단한 NC, kt를 제외하고 가장 적었다. 이 기간 삼성의 불펜방어율은 3.65였다.
지난해 같은 시점(94경기)과 비교해봐도 지금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하다. 팀 성적(57승37패)은 비교 불가다. 선취득점시 성적은 39승12패였고, 5회까지 리드시 5차례, 7회까지 리드시 2차례 역전패가 전부였다. 불펜방어율은 4.40으로 올해 같은 기간보다 1점 이상 낮았다.
결국 선발요원 장원삼을 셋업맨으로 쓰겠다고 선언한 형국이다. 불법원정도박에 연루된 안지만마저 계약해지된 터라 지금은 장원삼과 김대우, 박근홍, 권오준, 백정현 등이 필승계투조 역할을 하고 있다. 류 감독은 “백정현과 김대우는 계속 경기에 나가다 보니 경험이 쌓이고 있다.
특히 백정현은 이제 한창 야구를 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마무리로 자리 잡은 심창민은 42경기에서 2승5패13세이브, 방어율 2.73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팀이 이기는 상황에 등판할 일이 많지 않다. 올 시즌 후반기 삼성의 불펜방어율은 3.97(3위)로 그리 나쁘지 않은데, 계투진이 거둔 성적은 1승3패2세이브5홀드로 승보다 패가 더 많다. 선발과 마무리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줄 투수가 마땅치 않은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다. 장원삼의 합류 외에는 당장 뾰족한 수도 없어 삼성의 고민은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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