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은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6승(4패)째를 챙겼다. 그런데 이날 차우찬의 투구내용보다 더 큰 관심을 모은 대목은 따로 있었다. 1루 견제로만 3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것.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 견제사 신기록(종전 2개)이다.
차우찬의 첫 희생양은 4회말 선두타자 최정용이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에 걸어나갔으나, 그 기쁨을 채 느끼기도 전에 견제사를 당했다. 이민호 1루심의 최초 판정은 세이프였으나, 삼성 벤치에서 곧바로 합의판정을 요구했다. 서서 귀루하던 최정용의 발에 1루수 구자욱의 글러브가 정확히 닿았다. 영락없는 아웃이었다.
6회말이 백미였다. 차우찬은 잇따른 1루견제로 SK의 숨통을 끊었다. 1사 후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이진석이 먼저 당했다. 선 채로 귀루하다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했는데, 일단 합의판정 끝에 세이프돼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바로 다음 견제를 간파하지 못하고 역동작에 걸렸다. 확실한 아웃이었다. SK 김용희 감독의 표정이 굳어졌다.
바로 다음 타자인 최정용은 4회에 이어 또 희생양이 됐다. 차우찬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한 행운은 잠시뿐이었다. 곧바로 견제사를 당해 덕아웃으로 돌아가야 했다. 리드 폭은 크지 않았지만, 귀루 타이밍이 늦었다. SK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합의판정을 요구했지만, 번복은 없었다. 차우찬이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견제사 기록을 갈아치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