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과학 시험이라면 이렇게 쓰지 않으면 오답이 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는 염색체 검사를 해 보면 XY로 나타내는데 겉보기에는 여성인 사람들도 있다. 의학적으로 ‘안드로젠 불감 증후군’ 환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사람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는 여성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규정을 손질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 대표 캐스터 세메냐(25·사진)가 등장한 뒤 생긴 변화다.
세메냐는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800m에서 시즌 최고 기록인 1분55초45로 우승을 차지할 때부터 성별 논란에 휘말렸다. 여러 나라가 “체형이나 목소리 톤으로 볼 때 여성으로 보기 힘들다”라고 이의를 제기했고,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성별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그러자 남아공 의회가 IAAF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제소하겠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뒤에야 세메냐는 여자 선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세메냐는 리우 올림픽에서 33년 묵은 여자 800m 세계 기록(1분53초28) 경신에 도전한다. 육상에서 세계 기록을 이렇게 오래 바꾸지 못한 종목은 여자 800m뿐이다. 그러나 세메냐가 기록을 깨면 또다시 성별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남아공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메냐는 지난해 팀 동료였던 여자친구와 결혼하기도 했다.
세메냐만 성별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건 아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리우 올림픽 여자 육상 800m 경기에 출전하는 선수 중 3명이 간성(intersex)이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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