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없는 2년간 세계 수준 급격 향상, 파워 수영으로 초반부터 속도 대결
“내 시대와 달라… 기록 보기 두려웠다” 자유형 200m도 29위로 예선 탈락
“내 시대와는 변화가 크게 있더라. 예선부터 치고 나가는 모습이 2012∼2013년보다 더 강해졌다.”
‘마린보이’ 박태환(27·사진)이 8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자유형 200m에서 1분48초06으로 예선 6조 최하위를 기록하며 준결선 진출에 실패한 뒤 세계 수영계의 빠른 변화에 놀란 모습을 보였다.
박태환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박태환이 리우 올림픽에서 4년 전 런던 올림픽 당시의 기록에 근접했더라도 결선 진출을 장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런던 올림픽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분46초79를 기록하며 41명 중 5위로 준결선에 진출했고, 준결선에서도 1분46초02로 16명 중 3위로 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이날 벌어진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는 결선에 오른 8명 중 7명이 1분44∼45초대에 결승점을 찍었다. 자유형 400m 예선에서도 박태환은 런던 올림픽 때 3분46초88로 예선 전체 4위에 오르며 여유 있게 결선에 진출했다. 당시에는 3분47초대 중반도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 자유형 400m 예선에서는 8명이 겨루는 결선에 간신히 턱걸이한 조르당 포탱(프랑스)의 기록이 3분45초25였다.
안종택 수영 대표팀 감독은 “최근 세계 남자 수영은 구간에 관계없이 파워 수영을 통해 폭발적인 속도전을 펼치는 경향이다. 특히 20세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자기 기록을 단축해 나가는 시기가 점차 짧아지는 추세”라며 “아직 우리 남자 수영은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 47명 중 29위로 경기를 마친 박태환은 “기록을 보기 두려웠다. 많이 답답하다. 올림픽에서 나의 이런 모습에 적응할 수가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4월 동아수영대회와 비교해 이날은 막판 스퍼트를 위한 힘 배분 조절과 영법 리듬도 완전히 깨졌다. 수영 해설위원으로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스승 노민상 전 수영 대표팀 감독도 박태환의 부진 이유를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 박태환은 “400m의 아쉬움을 만회하려고 했는데 어깨가 마음대로 안 움직였다”며 “올림픽과 같이 큰 국제대회를 2년 만에 치르다 보니 신예 선수 등에 대해 내가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m, 1500m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자유형 100m에서도 참가자 59명 중 28명이 박태환의 100m 기록(48초91)보다 앞서 있어 결선 진출이 쉽지 않다. 박태환은 “꼴찌를 하니 물 밖에 못 나오겠더라. 레이스를 하면서 ‘외국 친구들이 무슨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더 잘할 수 있게 도와 달라.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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